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옛날 이야기

결명자.그 이름.커텐. 옛날

우리들 이야기 2021. 1. 15. 07:56

 

<연탄가스>

고모네가 동양사진관 현상을 하는데

옆에는 극장이 있어 고모네 서 물 떠가고 연탄불도 빌려 가

친해서 나는 고모하고 공짜로 영화가 바 꿜 때마다 보았다.
아침에 일어 나려니까 자꾸쓰러지고 내가 왜 이러지

다리힘이 하나도 없어 자리에 눕고 못 일어나니까

고모부가 연탄가스 마셨다고 창문 열어놓고 물 마시고

오후에 밖에 나왔는데 극장 아저씨가 어떠냐고 묻는다

연탄불 빌리러 왔을때 고모가 말했나?

그래서 발없는 말 천리간다고 하나보다.

 


<커텐>

예쁘고 얌전했던 양재학원 선생님의 이야기라 눈도 깜빡이지않고 집중하여 듣고있었다.

겨울밤 친구들과 놀다 오줌마려 마당으로 나가니 눈을 하얗게 모아둔 곳에 추어서 막 세게 쌌더니

다음 날 아침 쇠눈이 되어서 오줌 눈 자리가 추우니 깡깡 얼어붙어 여럿이 듬성듬성

오줌 눈 자리가 표시나드라고 해서 그럴 수 있기에 우리도 그런 거 해봤기에 공감이 가서

웃다가 미싱 바늘에다 손 찌르고 그 후로 써먹지 않고 시집와서 거실 창이 길어 커텐 을 손수 미싱질했다.

아마 미싱 시집올때 해가지고 와서 처음 써먹은 것 같아 내가 대견해서그리고 커텐을 꽤맸다는 게

자랑스러워 누가 묻지도 않는데 저 커텐 예쁘지 않냐고 좌와 자천했다.

집도 없어지고 공터가 주차장이 되었지만 보라색과 연분홍색이 가로 처진 커텐은 기억난다.

 

<그 이름>

동짓달 보름밤

어둠을 가르며 떠가는 둥근 보름달

동요에 나오는 쟁반 같았는데

싱숭생숭한 처녀 마음

애인이 있으면 불러내고 싶었지만

고작 꿩보다 닭이라고

친한 척하면서 친구를 불러냈다.

달 보니 네 생각 나더라. 하니

나도 네 생각났어. 그 말은

진심 같아서 미안하더라.

둘이 는 손을 잡고서 별들 사이로

둥둥 지나가는 달을 보며 신작로를 걸어가는데

어디서 남자들이 웃음소리가 들리어

딱 걸음을 멈추고 돌담을 넘겨보았다.

옛날에는 대문이 없는 낮은 담

남자들이 화투 놀이를 하나 보더라.

살금살금 들어가 보니 장화와 털신이 있고

고 소리가 나며 정신 빠진 거 같아

저만치 옹달샘이 있어 바가지로 물을 떠다

신발에다 다 부었다.

장화 털신에다 그리고 둘 이는

천연스럽게 웃으며 나왔다.

오다가 생각하니 화장실이라도

갈려고 나왔다 신발을 신으려다 깜짝 놀라

누가 신발에다 물을 부어놓았지?

웅성댈 거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와서

배꼽을 잡고 오는데 친구도

내 얼굴을 바라보며 막 웃어

웃음이 더 나와 둘이 주저앉았다.

동짓달 달밤에 쇼한 그때가

둥근달이 떠오르면 추억이 되었더라.

그때 그 친구는 서울에서 살며

말을 느리느리 하며 남편은

떠나보내고 혼자 산다. 그 애가 보고 싶다.

 

<결명자>

혼자 못 하는 일도 둘이 했으니 공범인가?

어이없는 못난이 추억 옛날에는 담이 없는 집이 많았다.

장난 많은 애도 아닌데 산골에서 애들도 그리 많지 않아

한 친구가 가장 가깝게 살아 여름날에 둘 이는 저 집은

누구네 저 집은 아는 집 탐구를 하며 신작로를 가다가

대문 없는 빈집 들어가 보니 땅콩 나무가 크고 있었다.

벽에 걸어놓은 호미를 내려서 땅을 파고 묻어주며

옆에다 한글을 써놓았다. 땅콩은 땅에 묻어주는 거라고

한참 지난 후에 궁금해서 그 빈집을 가보니 묻어준 땅콩 나무는

결명자가 다닥다닥 맺었더라.

기가 막혀서 어린 마음이지만 몰라도 한참을 몰랐으니

그 후론 절대로 모르는 것은 아는 척 안 하려 한다.

 

옛날 이야기
부족함이 불만족으로 남의 이야기가 부럽기만 했던
철없던 어린시절 감나무 그늘아래 방석을
펴고서 부채질하던 그때가 낭만이 있었던 시대였는데
밭 한가운데 원두막은 오고가는 바람이 쉬어가는 곳
솜털이 송글송글 덮었던 참외 수박 높은 원두막
위에서 보이는 작은 냇가는 애들의 수영장이었나?
그때는 둥둥 헤엄치며 떠다니는 애들이 부럽기만 하더니.
감나무아래 방석은 들마루 낭만이 있던 원두막은

아파트 공원마다 방갈로가 서있고 참외 수박은 마트가 집
시대의 변화를 보여 주었으니 옛날과 현제는

어우러져 지금이 지나면 다시 옛날이야기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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