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옛날 이야기

그때.부끄러운 날들

우리들 이야기 2022. 7. 30. 13:43

 

그때

정월 초사흗날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거리 

건너마을 가는길에 눈속에 백환짜리 가 보여서 

꺼내보니 십환 차리도 석장이 있어 합치면

만삼천환 한 친구가 정월달에 돈주우면 부정타고 

일년동안 액운이 온다고 어른들이

그랬다 해서 다 그돈을 눈속에 넣어놓았지.

참 어이없는 그때 주어들 은 말이 그대로 법이 되는 시대

요즘애들에 비교하면 참 멍청한 그애

화폐 개혁하기 전 그때는 몰랐는데  어른이

되어 옛날일이 생각나 남편한테  이야기하니

나보러 바보라고 하여서 섭섭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그 돈을 친구가 가져가지 안았을까?

속이며 속으며 살다보니 그때 일이 의심이 난다.

 

부끄러운날들

뭐야 말도 안되어서 화가나지만

또 한편 부끄럽기도 하다.

생각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색이

섞어지어 왜 나만 이러게 알록달록한

꽃과 잎이 비에 젖어 바래어 추하고 더러우니

지금 이게 나의 꽃이라고 장난하는건가?

힘이모자라 얼굴을 긁었나 진물이

질질 나고 그애를 데리고 찾아온 그 엄마

문고리를 잡아다니었던 어린시절 법보다

주먹이 가까웠던 날 억울하여서 씩씩대기도

하였고 여기저기 쥐어뜻기고 골병들게

맞았지만 약지 못한 나는 보이는

곳만 손톺 으로 긁었으니 겁이나서

발도 못 뻗고 오그리고 잤다.

어린 시절도 사나운 애들은 해볼수 없었는데

지금도 사납고 억센이가 제일 무섭다.

봄에 나물을 캐로가면 남들은 바구니에

가득히 채웠다면 내그릇은 밑에만 깔리었고

조개를 잡으로 바닷물에 들어간적 있었는데

물이 무서워서 남들은 바자락을

한바구니 잡았는데 나는 빈그릇이었다.

어린시절 겁이 많았는데 바보짓하고

툭하면 눈물이나 보이고 울어 버렸으니

그 미련한날들이 부끄럽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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