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서진이 보라색인가? 파란색인가? 창문 안을 엿보는 나팔꽃 비바람 속에도 피어난 나팔꽃 행여 놀랄라 만지지도 못하고 바라보기만 하는 나팔꽃 물방울인가? 빗방울인가? 이슬방울 머금은 그 자태 하찮은 나팔꽃인 줄 알았는데 가는 줄기로 베란다를 감고 피어난 나팔꽃 한 송이 두 송이 피어난 꽃송이 네 송이나 되었네. 비가 머금고 이른 아침 고운 자태로 영롱한 햇살을 받으면서 눈 비비며 조금씩 피어나는 꽃 아침에도 한나절에도 자꾸만 시선을 끄는 꽃 여름에만 피는 줄 알았던 꽃이 가을에 마디마디 맺히는 나팔꽃 바람 불 때마다 한들한들 혼자 보기가 너무 아까워 여럿이 함께 보니 꽃도 여러 개라 가을바람이 불 때마다 장난하면서 춤을 춘다. 서진이도 따라 춤을 춘다. 보라색 꽃이라고 말하고 싶은 서진이. 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