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2020. 7. 30. 11:47

 

 

별꼴

 

시대를 따라온 나는

옛날 이야기가 되어  

별꼴을 다 보고 살아온 시간이다.

사나운 사람 보면 무서워서

말도 섞이기 싫었고

산에 가서 나물 캐면 악을 써봐도

바구니를 못 채우니 남부끄럽더라.

늦은 봄날에 바다로

조개 잡으러 갔는데

완전무장을 한 아줌마들 궁둥이에

동그란 빨강 방석 걸고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우스워서

나를 보니 그런 거 없고 썬 크림도

안 바르고 화장은 바닷물 보라고 하였나?

생각하니 참 한심한 나의 젊은 날

별별 꼴을 다본 이야기다. 2015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