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햇빛이 눈부시어
집에 가만 이 있기가 아쉬운 날
김치를 담가준다는 고모님
평택을 향해서 자동차는 달립니다.
유치원이 쉬는 주말 동휘를 데리고
빌딩이 많은 서울을 지나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니
푸른 잎 가로수가 너울거리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푸른 산아
숲이 많은 들녘을 지나니
논에는 모가 자라고 있었고
조그만 집 담벼락에는
넝쿨 장미가 빨갛게 피어있다.
자동차는
동구 밖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제일꼭대기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고
고추밭에 열린 새파란 열매들이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시골냄새가 풀 향기로 물씬 풍기고
반겨주는 고모님의 얼굴도 참 예뻐 보였다.
장마가 온다고 하여 밭에
배추를 뽑아 김치를 담그신
고모님의 마음이 김치에 배어있었다.
오다가 용산에 들려서
한통을 내려주고 익을까봐 기치냉장고에 가득 넣었다.
부자가 된 것처럼 가득한 김치냉장고 참 흐뭇하다
2층에 사는 친구네도 주었다.
2011 6 11 임일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