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옛날 이야기 7

그때.부끄러운 날들

그때 정월 초사흗날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거리 건너마을 가는길에 눈속에 백환짜리 가 보여서 꺼내보니 십환 차리도 석장이 있어 합치면 만삼천환 한 친구가 정월달에 돈주우면 부정타고 일년동안 액운이 온다고 어른들이 그랬다 해서 다 그돈을 눈속에 넣어놓았지. 참 어이없는 그때 주어들 은 말이 그대로 법이 되는 시대 요즘애들에 비교하면 참 멍청한 그애 화폐 개혁하기 전 그때는 몰랐는데 어른이 되어 옛날일이 생각나 남편한테 이야기하니 나보러 바보라고 하여서 섭섭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그 돈을 친구가 가져가지 안았을까? 속이며 속으며 살다보니 그때 일이 의심이 난다. 부끄러운날들 뭐야 말도 안되어서 화가나지만 또 한편 부끄럽기도 하다. 생각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색이 섞어지어 왜 나만 이러게 알록달록한 꽃..

불청객

불청객 부족하니 가난한 것인데 누가 알면 챙피하니 어린마음인데도 속이 찬 아이였습니다. 논이 많아야 부자라고 하던 시절 동네 술집에 기생이 찾아와 젊은 남자들이 반하고 있었으니 그때나 지금이나 꽃뱀들에게 홀리는 것이 순진한 남자들인가 봅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집안의 기둥이었는데 기둥이 도망갔으니 그 아이는 일찍 철이 들었나봅니다. 엄마 얘기 들으면 늦게 장가들어 엄마밖에 모르고 좋은 아버지였다는데 사는 것이 재미가 있어 밤새는 줄모르고 일을 하였답니다. 한 기생이 집안을 송두리째 말아먹었으니 그 아이에겐 철천지 한을 너무 일찍 맛 본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보리밥은 안먹고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나무에 홈파서 담장사이로 다라에는 물이 철철흘렀기에 물지게는 몰랐습니다. 남들은 부유하게 사는줄 알았을지 몰라도 ..

그리움이 물든꽃

풀잎을 흔드는 바람 운명의 바람이 지나간 자리 생각이 다르다고 하나의 형제가 총살을 하다니 전쟁보다 무서운 게 이념이었고 전쟁은 그러기에 비극이었으며 영화에서 역사의 전쟁을 보여주었습니다. 매사에 못마땅한 것은 독재의 근성을 가진 이들이 민주로 가는 개혁을 싫어했고 물을 먹고 커나가야 하는 민주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가 되었으니 표현의 자유가 난발하며 가짜로 가는 민주를 만들어가기에 목숨을 다해서 자유를달라 외친이들에게 미안해졌답니다. 언론이 진실을 말하면 빛 속에서 살아가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책임 없는 가짜를 말한다면 어둠 속에서 산다고 누구에게나 현실이 되었습니다. 시대의 바람이 불어도 보이지 않지만 흔들림으로 바람의 길이가 보이듯이 꽃도 나뭇잎도 흔들고 가듯이 지나가는 바람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시골과 서울<달님>

달님 별 사이로 떠가는 달님 캄캄한 밤하늘에 별들 사이로 떠가는 달에서 반짝이는 별 두 개는 견우직녀인가? 천생연분이니 견우직녀란 말이 대세였던 시골 젊은 부부가 재미나게 살면 깨복는 소리가 고소하게 난다하고 꿀이 뚝뚝 떨어 진다 하던 시골이야기 많이 먹으면 크는 줄 알고 빨리 시집가고 싶어서 자꾸 먹어댔더니 위로 크는 것이 아니고 옆으로만 커서 여자에게는 곱고 이쁘기도 해야 하는데 여자는 뚱보가 되었다지. 남녀 부동석이라고 일곱 살만 먹으면 남녀유별이었으니 키가 유전자에 있다는 것을 모르던 옛날 이야기 혼례 치르고 신부집에서 첫날밤을 보내면 손고락에 침발라 문구멍을 뚫고 구경했는데 이제는 해외로 신혼여행 간다니 첫날밤 구경은 옛날이야기가 되었더라. 어디 그것뿐인가 전통 혼례라고 절 시키고 능글맞은 신랑..

순수

순수 어릴 때는 꿈인지도 모르고 생각이 덜 자라 말이 안 되는 만화 같은 꿈을 상상했고 궁금한 것이 참 많아 알고 싶은 아이의 생각. 철이 늦게 들기는 했지만 지나고 보니 어린 시절은 달도 천사는 날개가 있어 딸 수 있다고 생각했고 별나라도 놀러 갈 수 있다고 그런 꿈을 꾸었으니 귀여운 어린 생각이었습니다. 어른 말이 법이 되었던 시절 교육보다는 됨됨이를 보면서 평가받았던 그때 텔레비전도 없었고 전화기도 없었고 부잣집만 라디오가 있었고 동네에 축음기가 있어서 신기했고 사진을 찍으면 나오는 것이 신기했고 궁금한 것이 많기에 지금처럼 과학으로 풀 줄 몰랐기에 더 신기한 것이 많았나 봅니다. 한해 한해 나이가 들며 철이 나는지 속마음을 감출 줄도 알아가더니 가진 멋을 부리고 사랑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는지 그때..

결명자.그 이름.커텐. 옛날

고모네가 동양사진관 현상을 하는데 옆에는 극장이 있어 고모네 서 물 떠가고 연탄불도 빌려 가 친해서 나는 고모하고 공짜로 영화가 바 꿜 때마다 보았다. 아침에 일어 나려니까 자꾸쓰러지고 내가 왜 이러지 다리힘이 하나도 없어 자리에 눕고 못 일어나니까 고모부가 연탄가스 마셨다고 창문 열어놓고 물 마시고 오후에 밖에 나왔는데 극장 아저씨가 어떠냐고 묻는다 연탄불 빌리러 왔을때 고모가 말했나? 그래서 발없는 말 천리간다고 하나보다. 예쁘고 얌전했던 양재학원 선생님의 이야기라 눈도 깜빡이지않고 집중하여 듣고있었다. 겨울밤 친구들과 놀다 오줌마려 마당으로 나가니 눈을 하얗게 모아둔 곳에 추어서 막 세게 쌌더니 다음 날 아침 쇠눈이 되어서 오줌 눈 자리가 추우니 깡깡 얼어붙어 여럿이 듬성듬성 오줌 눈 자리가 표시나..

나.남편. 어린날.

남편추억 추억ㅎㅎ 옛날에는 며느리와 같이 아이를 낳았기에 삼촌보다 한 살 어린 조카가 더 어른스러웠고 장손인 조카는 착하기도 했지만 공부도 잘하여 할아버지 귀염을 독차지 하였고 시골이라 농사를 짓고 소를 먹이는데 꼴 베고 논두렁도 만드는 것을 조카가 잘하니 데리고 다니며 시키었다지요. 식구가 많아 물지게를 어깨에 메고 나무를 잘해서 이래저래 할아버지 귀여움을 받았다니 타고난 천심인가 어른들 말을 잘 듣는 조카는 삼촌과 나무를 하러 가서 조카는 땀을 뻘뻘 흘리며 한 짐을 해서 지고 내려오는데 몆 가지 나무를 지고 오다 쉬면서 무거워서 못가니 내 것도 지고 가라 하여 나뭇짐은 소복했지만 삼촌은 빈 지게를 지고 달음질쳐 내려갔답니다. 삼촌이 친구들과 싸우는 걸 보면 조카가 달려가서 한편이 되어주었고 삼촌과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