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된 노을
세월이 가는 대로 걸어 온 길이 모두가 추억이 되었어.
아쉬움도 많았지만 그때의 유행 따라 그 길을 함께 걸어왔지.
바람도 불다가 쉬어가고 오르막길도 힘들면 쉬어 가는데
할 일이 많아 쉼터는 우리의 사치.
떠난다고 하니 눈물을 보이던 친구도 안부까지 잊어버렸나?
안 보이면 잊어버린다더니 점점 희미해지는 얼굴들
초승달이 보름달로 커저 가면 하늘에 떠 있는 별도 달도 함께 볼 수 있겠지
건강을 생각할 나이에 맨날 뛰어도 괜찮을 거라고
보험 하나도 들어 놓지 않고 나를 지탱해주는 건강을 잃고 말았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세월은 흘러가고 내 마음은 슬펐지만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사람들 그들이 나의 세상이었어.
한참 세월이 흘러간 후에 나를 돌아보았어.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도 고왔던 단풍의 시절이 있었고
더불어 살아가는 순간들이 생각 속에 놀더라.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소중한 시간이 나의 지난 세월
돌아보니 아름다운 그때가 잃어버린 것들을 뒤 찾은 날이 되었지.
작은 구름이 모아져 큰 구름으로 하나가 되듯이
작아진 것이 아니라 더 큰 하나의 노을이 되었어. 임일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