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추억 이야기

가는세월

우리들 이야기 2020. 4. 6. 14:22

 

 

 

 

 

(가는세월)

 

흙냄새 산허리 가운데 신작로 길

옛 문화가 숨 쉬고 있었는데

포장하고 터널 뚫어 고부라진 도로는 직선으로

산세는 동강이 되어 가까운 도로를 만들었더라 .

산 위에서 불던 바람 사람들의 땀 냄새 걷어가고

정겨운 웃음소리 사라진 체 공허한 세월만 남겼더라.

일자로 직선이 되어서 소나무 잣나무

베어 낸 자리 벚꽃 나무 심어

성주산은 벚꽃축제로 사람 들을 불렀는데

올해는 악성 바이러스에 숨어 울고 있더라.

고즈넉하게 걷던 산길이 옛길 되어

바순 돌멩이가 신작로에 깔려 쉼터가 되었더라.

산꼭대기 푸른 능선이 봄이면

진달래 사이 이름 모를 꽃 피고 여름이면

상큼한 초원이 숲이 되어 커 나고 있었지.

가을이면 단풍이 겨울이면 백송이

아름다운 성주산 능선은 지금은 봄이라

꽃이 피었건만 악성 바이러스에 가려

멀리 보이는 벚꽃만 한들거린다.

 

 

 

성주터널

(가는세월)

초록의 나라 숲속으로 
중간중간 능선 타고 올라가고 
내려오는 하늘과 땅 사이 구름도 
쉬어 가는 곳에 내가 살고
노을빛에 물들어 길게 뻗은 
그림자가 따라 올 때면
뒤 한번 돌아보니 젊음은 세월 속에 뺏겼지만
그림자는 그대로 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랑방이 아지트가 되어 

쉬게 하고 아웅다웅 싸우는 듯 사는 얘기 
모여서 떠들고 달라지는 문화 
세월도 생각 속에 머물다 유행 따라 지나갑니다.
겨울 지나면 봄이 오듯이 변한 모습에

슬퍼도 눈물은  안 보이려 가슴은 젖어 있을 때 
봄볕이 창가에서 앉으면 내 세월도 햇빛 따라 갑니다.

 

 

(가는세월)

세상에 늙지 않는 것이 어딨나?
시간이 가면 세월이 되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아파트 담벼락에 나무들은  
그늘을 만들고 꽃밭에 심었던 연산홍 

숲을 만들고 하늘로 뻗어 있다.
젊을 때  지었던 집들이 추하게 늙어가고 
페인트를 덧칠한다 해도 구조가 옛날 식이듯 

화장으로 감춰도 모습은 남아 볼품없어 

슬픈 거 갖지만 아니더라 
늙은 만큼  주변에 모든 것들이  
달라지며 함께 가더라
한 시대 가고 새 시대가 문을 열면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 늙어가면서 

흔적을 남기고 세월은 그대로 흐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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