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가을
습기는 가져가고 에어컨이 가만히 있는 가올
아직 놓여진 선풍기는 가을이라고 움직이지
않는데 나와 같아서 내 선풍기라 할래요.
산과 들 가을옷으로 갈아입으려 아직은 칙칙하지만
가을 단풍처럼 저희 어둔 마음도 고아지게 하소서.
씨뿌리고 거두는 자연속에서 만남과 이별은
일상이니 떠나보내야 할 것들과 오래 담아놓은
것들을 분별할 줄 알게 하소서.
보이지 않는 세월바람타고 인생이 날라도 가고
흘러도 가듯이 되돌아갈 수 없는 인생사
누구나 한줌의 재가 되니 서러워 하지 않고 허무한
가을이 아니라 단풍이 가을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