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문화/대한의 역사.세계사 이야기

손안에 담긴 미술관

우리들 이야기 2008. 9. 27. 00:20

[책이 좋다]4만년 인류미술사 손안에
`손 안에 담긴 미술관’


 



요즘 광주는 곳곳에서 미술잔치가 한창이다.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시립미술관에선 ‘루벤스, 바로크전’이 이어지고, 특히 금남로분관에 이은 상록미술관도 때를 맞춰 오픈했다. 무등산 자락의 무등현대미술관은 인근 성촌마을을 통째로 캔버스 삼아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중엔 일반인들에게도 한눈에 의미와 느낌이 와닿는 게 있는가하면, 도통 뭘 말하려는 것인지 ‘절망감’을 주는 것도 없지 않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런 경험들 덕에 미술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런 때에 걸맞는 미술 교양서 한권이 나왔다.

‘손 안에 담긴 미술관’(수막새)’. 이 책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미술을 위한 대중 교양서다. 책은 미술사의 ‘흐름’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모나리자’를 유명하게 만든 건 여인의 알듯모를 듯한 미소인데, 그 안에는 스푸마토 기법, 자연주의의 재발견인 르네상스 정신, 그리고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대로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다. 과거의 화가들이 쌓아놓은 회화의 전통과 원근법 같은 기교, 시대상, 그리고 철학 등이 한 거장의 손에서 열매 맺은 것이다.

원근법을 재발견하고 인체를 해부까지 해서 그 움직임을 연구했던 화가들, 그리고 빛의 움직임에 집착하던 이들이 없었다면 백남준 같은 현대미술의 거장도 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책은 서양미술사를 중심으로 인류의 긴 문명여정을 담고 있다. 인류가 동굴에 벽화를 새기기 시작한 4만 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2006년 미국 텍사스 거리미술전시회까지 아우르고 있다.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제목처럼 핸드백에 넣을 정도로 작은 크기. 기존의 서양 미술사 책들이 너무 두꺼워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웠지만, 최대한 압축함으로써 크기는 작게 작품수는 많게 편집했다. 하지만 512쪽에 들어 있는 원고량은 일반 책의 2배에 가깝다. 구성, 편집, 디자인 등의 혁신이 이를 가능케 했다.

또한 사전식 구조여서 어떤부분을 펼쳐도 무리가 없다. 시기별로 선사시대와 초기 역사시대·고대·고대 후기와 중세·르네상스·바로크·18세기·19세기·20세기~1945년 이전·1945년 이후 등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기존의 미술사 책들이 고전미술만 다루고 있는 것에 반해, 현대미술에 많은 장이 할애돼 있다. 때문에 시기별로 필요한 부분만 찾아보기도 쉽다.

수만년의 미술역사를 정리하는 일은 베를린에서 미술사가로 활동 중인 엘케 린다 부흐홀츠 등 5명의 미술 전문가들이 협업했다.

이들은 시대별 흐름과 전 세계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들의 사진, 그리고 작품 설명에 연표까지 다양한 꼭지를 마련해서 연결을 자연스럽게 했다. 특히 책에 담긴 900여장의 작품 사진들은 미술사를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유명작품들로 선정돼 있다.

교과서나 TV광고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눈에 익은 작품과 작가를 미술사 흐름 속에서 확인해가는 과정은 마치 퍼즐 맞추기와 같은 흥미를 준다. 수많은 그림 사진과 전면 컬러 편집으로 책값은 조금 비싼 편(2만3000원)이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문화 > 대한의 역사.세계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안에 담긴 바이블  (0) 2008.12.19
손안에 담긴 건축사  (0) 2008.12.19
손안에 담긴 세계사  (0) 2008.08.23
조선왕조사  (0) 2007.12.05
시간이 만든 빛의 유혹  (0) 2007.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