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바람 부는 들판도 걸어보고
좁은 골목길도 걸어보고
넓은 도로도 걸어봤습니다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은
눈길을 걸어봤고 봄이면 새싹이 촉촉이
숨 쉬는 땅 위를 걸어봤습니다
누군가 걸어가서 길이 나 있고
그 길 위를 쉬지 않고 걸어갔습니다.
가다 보니 오르막길이 있고
내려오는 길이 있어 쉬면서 뒤돌아보니
참 많이도 걸어온 길이었습니다.
새싹이 낙엽이 되어가도
이 길은 나의 삶의 터전이 되어
오늘도 길 위를 지나갑니다 임일순
양심
이 땅 위에 서 있는 이들이
하늘을 보며 희망을 노래합니다
양심을 감출 수 없는 곳이 하늘이기에
죄를 지으면 고개를 들지 못하나 봅니다
하늘은 항상 맑은 것이 아니고
구름이 끼기도 하고 비가 되기도 하고
인류의 필요한 것을 다 만들어주시는데
누리고 사는 우리들
당연함이라 생각하며 고마운 걸 몰랐으니
나이 따라 감사를 알게 하네요. 철드나 봅니다.
하늘 아래 사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높일 수 있습니까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손을 배우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