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자리
음악이 울려 퍼진다.
원광대병원에 두 달에 한 번씩 가는 날이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시야는 나무가 움직이고
들을 지나다 보니 쓸쓸한 빈 벌판에
파란 싹이 돋아난다.
보리다.
보리 싹이 들을 덮어
파란 봄을 기다리고 있다.
연약한 보리가 강추위에 하얀 눈 속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내 보리인가?
겨울을 이기고 푸른 밭에는
뿌리가 튼튼하여 그 안에서 싹을 만들고 있다.
자연은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시들고 낙엽이 되고
다시 파란 싹으로 봄을 맞이한다.
자연과 공존하며 바뀌어 가는
자연계에 의지하고 나를 달래보면서,
내 자리
익숙해진 차 안에 젊음도
현실도 녹아 내고 있다,
목표가 같기에 세상이 되어
함께 꿈을 꾸며 화려하지는 않아도
지우고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있었다.
거친 파도도 그대가 있어 헤쳐나갔고
사나운 바람막이가 나를 기대게 했다.
때로는 별이 되어 맛을 내는 소금이 되어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준 사람
손잡고 거닐었던 신작로는
아스팔트가 되고 젊은 날에 오토바이 뒤에
내 자리가 지금은 운전석에 옆자리
그 시절을 말해주는 나의 자리는 항상 옆자리였다.
테프를 들었던 가요가 시디의 음악이 되어
노래방도 되었다 안방이 되었다.
추억을 만 들은 내 자리 2010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