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어둠이 내리면 차가운 밤 하늘에
별빛만 찬란하네.
내별은 어디에 있을까?
별을 찾던 동심의 소녀는 어디로 갔나.
멀리서 풀벌레만 슬피 우는 밤
두꺼운 옷을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은 것처럼
마음도 가볍게 봄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삐죽이 초승달도 한가로이 떠가는데
네온 불빛만 하나둘 거리에 비치고
아파트 불이 하나둘 켜지는 초저녁 밤
아무도 없는 나만의 공간 쓸쓸히 누굴 기다리나.
오늘이 결혼기념일 전화가 왔다. 축하 한다고
참 많이도 살았건만 왜 그리 짧게만 느껴지는지
내 마음에 그이는 세상이었다.
오늘 밤에는 케익 에다 불을 켜고
소원을 말하고 싶다. 건강하게 해달라고.
2011 3 13 임일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