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마음
더디 오던 봄 아가씨
꽃바람타고 성큼성큼 오네요.
밤새 내린 찬이슬에
얼마나 아침을 기다렸을까요.
그 아픔을 모르고
꽃피던 봄만 기다렸지요
안개가 걷히며 햇빛이 따사로와도
바람결은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아직 겨울차림으로 서울에 간 남편
멋보다는 건강이 제일이라는
낭만이 없지만 실속 있는 생각이었습니다.
멋을 내다보면 추위를 사랑해야하고
짧은 치마가 어울리지만
집에 오면 이불속에 다리를 넣고
아 따뜻하다 사르르 잠이옵니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며 아픔 없이
아름다운 일이 없습니다.
때가되면 봄이 오고
때가 가면 겨울을 맞지만
젊음이 봄이라면 우리는 가을이겠지요.
아무리 멋을 내도
아무리 춤을 잘 추어도
예쁘지가 않듯이 때를 맞추어 살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언제나 마음은
봄 아가씨가 되어있지만
따라주지 않는 현실
그리움만 사무칩니다.
세월이 가다말고 멈추면
인생도 그대로 멈출 텐데
인류를 거슬리는 잠깐 마음이지만
사실은 인류를 사랑하며
그 길을 가는 길이 진리 였습니다.
더디 오던 봄 아가씨
빨리 오듯이 우리네 젊음도
언제 그렇게 성큼성큼 갔는지요.
마음만은 아직도 봄 아가씨인데..
2011 2 22 임일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