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 씨앗
씨앗이 좋아야 뿌리가 틀실 하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익숙한 현실
당신의 말씀 중에는 한 알의 씨앗이 마음을 끌리게
하였고 성경 말씀에서 제일 마음에 와닿기에
누구한테나 성경에 대해 아는 척도 한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실은 아는 게 그 말밖에
없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서를 내 맘대로 판단하면서 어줍잔게 알 듯
모를 듯 실천하지도 않고 아는 척만 한 것 같네요.
당신 말씀은 금방 잊어버리고
세상을 사랑하며 거기에 매달려 미사 끝나고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면
하느님 감사합니다. 해놓고는 까마득히 잊고서
다시 현실에 내가 되었으니 당신의 말씀이 옳은 것
알면서도 믿음이 좋은 척만 했고 바라는 마음은
세상일이 잘 풀렸으면 바램이었나 봅니다.
성가 부르다 보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가정에서는 나무라고 생각했지만 당신 앞에서는
가지기 때문에 책임을 당신과 나누며
원망은 당신에게도 할 수 있으니 항상 나무에
매달려 있고 싶습니다.
당신의 포도나무는 뿌리가 튼튼하여 잎이
커가는 대로 열매도 색이 진하며 달콤하게
익어 갈 테니 저희도 닮게 하소서
당신의 자녀로 어리광하면 받아 주실 거죠?
내 인생은 저물어가도 당신의 나무 열매는 가지에
매달리게 하여주소서.
당신과 만남은 큰 영광이며 보이지 않는 미래의
주인은 당신이며 친하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당신의 말씀이고
거친 땅에도 기름진 땅에도 언덕 위에도 당신은
씨앗을 뿌리지만 가꾸는 것은 우리들의 일이었습니다.
누구나 기름진 땅에 떨어지고 싶지만
거친 땅이나 언덕 위 떨어져서 바람에 날려
기름진 땅에도 살 수 있고 기름진 땅에서도 바람에 날려
덤 풀 속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 이 말씀은 믿음이지만
삶에서도 맞으니 당신 말씀은 생각하는
대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당신의 뿌리는 씨앗은 자기가 죽어야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데 자기도 살고 아름다운 곳도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원하며 나날이 과학으로 씨앗이
변해가도 뿌리의 이치는 바꿀 수 없이 국산이 브랜드가
되었고 씨앗이 땅 위로 올라오려면 뿌리가 먼저겠지요.
그래서 씨앗이 좋아야 뿌리가 틀실 하다 하고 입이
씩씩하게 오른다며 열매가 맺는 것도 씨앗은 삶에서
꼭 필요한 하나의 열매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뿌린 씨앗은 기름진 땅에서 바람에
날려 물에 빠지어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당신의 손 잡아주어 생명은 건졌지만
볼품없어 기죽어 산답니다.
겉으로는 한 알이 밀이 썩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면서도 나 아닌 다른 이가 희생해주기를
바라며 썩은 밀알이 되기 싫어하는
사람인 것을 용서하여주소서.
씨앗은 썩지 않기에 몸에 들어가도 깨트리지 않으면
소화가 안 되어 똥으로 그냥 나오는데 그래서 우리는
과일도 씨를 뺀 다음 먹고 고소함을 주는 깨도
기름을 내서 먹듯이 이 세상 모든 것이 죽지 않으면
맛을 낼 수 없는데 사람들은 씨앗의 소중함보다
서로가 으르렁거리며 사회에서는 자리 따라 행세하니까
당신의 나라를 만들려 하늘과 땅을 이으셨지만
지키지 못하고 당신 닮은 이들이 십자가를 지라 하니
그 십자가는 무거움이 없는 사랑의 십자가 되게 해주소서.
쓸모없는 저지만 건강한 씨앗 뿌리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