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해마다 반복되는 장마에 쓴비와 단비.
더위가 기승을 부리어도 태양은
구름속에 숨어있어 호랑이 장가가는 것처럼
까꿍하며 솟아오른다.
보이지 않아도 숲에는 풀벌레들이 노래하고
개팔자라고 낮에는 다리 쭉뻗고 잠자던
개짖는 소리가 들리며 사람들의 냄새가 나는 여름
이글거리는 불빛을 내려품는 뜨거운
후득지근한 기온에서 바다가 그리워지고 혼자
있을때는 시들은 풀꽃이라도 장미를
향기를 그리며 멀지 않은 곳에 더위를 식혀주는
계곡이 있고 낭만의 바다가 있는데
가지 못하니 그리움뿐이고 정자나무 그늘에 매달려
내세상이라 울어대던 매미소리 그리워진다.
어떤 옷을 입어도 커서 편한 옷이 눈에 들어오니
멋쟁이는 젊은날의 다 가져가고 일그러진
늙은이가 되었어도 마음은 청춘을 그린다.
이맘때면 바다에서 뽀도타며 놀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였는데 모두가 숨어 버리었지만 그때가 그립다.
여름 바다.
내가 즐겨가던 곳이 바다 언덕에 있는 회집
그곳에서 술취한 이들의 푸념을 들어보니
사는 것은 화려하여도 뒤에는 그늘이 있듯 나도 그렇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을 보고 바닷물이
들어오는 백사장에 놓으면 살라고 뛰어올꺼라해서
희망을 가저보기도 했는데 그말은 나의
위로의 말이었다는거 오래전 이라도 그말만 생각이 난다.
언니하고 회집주인을 꼬옥껴앉는 여자
어떤 남자하고 눈이 맞았나 회를 먹으려면 꼭 옆에 앉았더라
남편이 아니고 불륜남인 것 같은데 그 남자
가진 것 다 빼앗길 것 같아 그여자가 미웠다.
시가비.
남편이 김시습 의인의 사가비를 세웠다.
오늘 막내네와 손자손녀가 와서
잠비식당에서 돈까스와 차를 마시고 무량사
입구에 세워진 애월당 기념비를 보았다 .
오래전 시가비를 세운 김동욱 박사를 그리며
글씨채는 핸대에서도 멎지었다.
세월의 중심
그러라고 해 그럴수가 있지가 나이값이었다.
머리로 세상을 지배하지만 서로 다른
세월이라도 살아온 만큼 경험이 다채로왔다.
도시 산골 다 지나다보니 내가 사는곳이
중소도시로 눈을 감고도 집을 찾을 수 있는 익숙한 동네.
푸른하늘에 떠가는 구름처럼 보는대로
사납기도 하고 부드러운 한폭의 그림이었다.
지지않는 해라고 부르던 나라도 해가지며
암흑에서도 등불이 밝혀주듯 식민지 나라가 해뜨는
나라가 되었으니 영원하지 않은 세상
우주에 한 가운데서 여기저기 살펴보니 사는곳이 중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