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추억 이야기

공항에서

우리들 이야기 2008. 1. 11. 11:22

 

공항에서 

아이들 유치원 자모들이 졸업과 동시에 헤어짐이 아쉬운가?

모임을 하여 지금은 그 아이들이 모두 자라서 결혼한 아이들이 많아지니

세월의 흐름을 알리는 서로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고

꽃다운 젊은 엄마들 하나둘 할머니가 되어 가는데도 자주 보는

관계라서 나이 의식을 하지 못하고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학교 엄마들

이름은 없어지고 누구의 엄마가 되었지.

겨울이면 잊지 못하는 추억이 1989년12월 31일 

8명이 부부동반으로 제주도 여행길에 나섰는데 김포 비행장 안에

여행사의 무모한 계약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져 비행기표가 없더라.

년 말이라 남은 비행기표가 있으려니 했는데 관광직원이 큰 사고를 친 것이다.

표가 없어 자리가 나는 대로 주민 번호 순서에 두 사람씩 부르면 나가서

탑승하고 있으니 이미 일이 잘못된 것인데 모처럼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그대로 따르다 보니 두 사람씩 탑승하여 서로 다른 남편하고 가기도 했다

오후 1시부터 밤 막 비행기 9시까지 정해진 순서대로 탑승했는데 나는 밤 8시

비행기로 친구와 동행해서 다행 제주공항에 내려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하니 

5층 창가에 창문을 열고 남편들은 아내들이 언제 오나 걱정이 되었는지

얼굴을 쏘옥내밀고 내려다보는 남편들이 제비들처럼 귀여웠다.

내 남편이 나를 보자 그 반가워하는 모습은 지금도 생각나고 친구 남편이

<00> 엄마는요? 하면서 큰소리 지르는데 왜 그리 미안했던지.

그날 낮 밤 공항에서의 지옥은 잊어버리고 술 취한 체로 비싼 잠옷 준비만 했지

갈아입지 못하고 추리닝 바람으로 뻗어 버렸고 다음날 한라산 등반길에 나섰는데

눈이 많이 와 허벅지까지 푹푹 빠져도 왜 그리 재미있던지 올라가면서

중간중간 사진 찍었는데 날씨가 추워 정상까지는 올라가지 못하고 도중하차

돌아올 때는 바다로 여객선을 탔는데 갑판에 나와 찬 바람이 불어도

겨울 바다는 유난히 더 깨끗하고 파랗던 물결 서로가 팔짱 끼고 머리

흩날리며 찍었던 사진들 모임을 할 때마다 공항의 이야기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웃음을 나누었는데 새해를 맞는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겨울이야기 22년 동안 모임을 하면서 추억들의 참 많은데 2007년 4월 5일 모임이

끝나고 나니 얼굴 보기가 드물어도 가까이 살기에 지나면서 저기는 누구네 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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