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까꿍! 동휘 가 봄꽃이네.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먼 산
골짝마다 작은 냇가 물이 흐르고
훈풍이 불 때마다 고사리
산나물이 솟아나고 귀를
기울이면 사방에서 꽃을 피우려
움트는 소리 들려오네.
꽃피는 봄 얼굴 동휘 얼굴
세상은 연초록으로 예쁜 단장
빈폴 가디건 입고 눈은 동그랗게
꽃망울 같아라.
4월의 첫날 꽃피는 봄은 가까이서 부르고
동휘 생일도 꽃피는 봄이지?
추위에 떨던 봄 애들이 어느새
봄 한가운데서 꽃천지 되었네. 2011 4 1
(칠갑산)
연두색 숲사이로 벗꽃이 듬성듬성
솜사탕 같은 구름 가까이 올라가니
집들은 올망졸망 작게 보이지만 굴뚝서는
보얀 연기 몽실몽실 사람 냄새가
좁은 오솔길 그 이름은 유명한 칠갑산
산행은 훗날 잊지 못할 나의 흔적
눈감으면 아롱거리는 꿈같이 희미한 날들
산언덕 중턱에 길이 아닌 가까운
고 바위로 흔들거리는 나무에 기대어
끝없던 등산길 힘들었던 산행 멈춰서니
눈앞에 보이는 정상 시원한 바람이
땀을 씻어주고 저 아래로 겹겹이
쌓인 산봉우리 자욱하게 덮은 봄 안개
콩밭 매던 아낙네 베적삼이 흠뻑 젖누나
어디선가 바람 타고 들리는듯한 칠갑산
하늘과 봉우리가 맞다 은 저 아래 논과 밭 사이로
집들이 다닥다닥 정다운 동네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면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 올 때 사는 맛이라고
칠갑산은 말이 없어도 사람들은 말하더라.
(자연의 소리 )
나무도 꽃도 구름도 말을 하는데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이기주의 마음을 비우고 가만히
들어보면 벌레들이 꿈틀대고 새들 날게 짓
바람도 머물다 가고 싶은가?
꽃잎 위에 내려오는지 부스럭대며
나를 깨우는 바람 소리
비에 젖어 숲은 커가는데 들리지 않았고,
꽃이 만발했는데 피는 소리 듣지도 않고,
세월이 간 자리를 말해주고 있더라.
구름이 검어지면 비를 만들어
방울방울 나뭇잎을 적시며 목마름을
달래주는 저 빗소리 들리는가?
아름다운 이 강산이 우릴 손 잡자고 부르는데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자
우리한테 무얼 원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