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바람 부는 들판도 걸어보고 좁은 골목길도 걸어보고
넓은 도로도 걸어봤습니다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은 눈길을 걸어봤고 봄이면
새싹이 촉촉이 숨 쉬는 땅 위를 걸어봤습니다
누군가 걸어가서 길이 나 있고
그 길 위를 쉬지 않고 걸어갔습니다.
가다 보니 오르막길이 있고 내려오는
길이 있어 쉬면서 뒤돌아보니 참 많이도 걸어온 길이었습니다.
새싹이 낙엽이 되어가도 이 길은 나의 삶의
터전이 되어 오늘도 길 위를 지나갑니다
길 위에서
비가 오는 날은 비를 맞고
바람 부는 날은 바람 속을 거닐며
비탈진 언덕길을 돌아가는
먼 길도 언제나 주님과 함께 걸었습니다.
늘 가슴속엔 주님 마음 담아
설렘으로 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콧바람이 세게 불어 갑자기 태풍에
넘어져 나를 잃었습니다. 사랑을 잃었습니다.
세월이 한참 지나고 보니 고마움 감사가
나를 가게 하는 통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