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나의 이야기

그집 앞

우리들 이야기 2021. 5. 2. 12:16

 

그집 앞

머리를 다듬을 때마다 정겨운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나살던 내집 대문안을 보는데 꽃밭에는

그자리서 여전히 연산홍 피어 나를 맞아주고 오월 팔 일

어버이날이면 연산 홍 꽃이 말라가고 연산 홍 꽃이 피기

시작하면 아버님 기일이 오고 있었어요.

새집을 짓고 꽃밭에다 기념수 연산홍을 심었는데

어버이날이자 기일기념이 되었습니다.
그집 주인이 달라도 대문 앞을 지나면 연산홍은 나를 보며

반갑다 하였고 나도 참 반가웠습니다.

그집에 주인이 꽃을 사랑하였나 세월나이를 먹었나

더 많이 꽃송이가 늘어나 꽃밭에는 연산홍 숲이 되었습니다.

오월에 피는 꽃 연산홍 피기까지 눈비이기고 고운자태로 

아름다움을 보여 준 연산홍아 고마워

꽃이 시들면 잎이 파랗게 피고 있겠지.

봄의 중간 꽃피는 옛집  그 집 앞을 지날 때.

 

 

향기

그 시대가 사람을 부르고 유행에 물들기에

철이 안 난 학생들은 말이 법이 되었습니다.

식민지 전쟁은 안 겪었어도 부족한 옛날이었지만

풍부한 지금 세상이라 해도 별반

부럽지 않은 것은 사람들 정이 사라지고

믿지 못하는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잘살고 못사는 것이 마음먹기 달렸다지만

그 나라마다 독특한 문화가 다양하게

피는 꽃 모양이 달라도 꽃향기듯이 꼴이 달라도

사람의 탈을 쓴 양심이었습니다.

늦게 피는 꽃은 오래가고 일찍 피는 꽃은

일찍 지는 것처럼 사람들도 자연의 한 부분

시대를 잘 만나 일찍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자기가 추구하는 기회가 늦게 찾아와

늦게 피어도 꽃의 향기였고 현실의

문화에 가치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한 생

시누이 시집가느라고 팔자 좋은 사람을 불러서

이불 꽤메는데 시아버님이 외박하고 오시니까

삼 년 된 하얀 개 꼬리 씻으니 다시 힌 개 꼬리라 해서

시아버님 삐져 방문을 걸어 잠그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니 똥 끼인 놈이 성낸다고 며느리한테 미안해하며

이야기했던 시어머니는 남의 집에 시집온 같은 여자였습니다.

어떻게 아내한테 그럴 수가 있나 용서 안 되었는데

옛날에는 더 많이 그랬다고 해서 시아버지가 미웠습니다.

젊은 날 바람피우는 것은 배신 한 건데

돌아가시고 나니 그래도 자식보다는 서방이라고

아버님 영정 사진 앞에서 우는 것을 보았답니다.

그때 나는 청춘이라 이해 안 갔는데 시어머니가

되고 보니 그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사람 팔자는 모른다고 오순도순 재밌게 늙어가려 하였는데

예기치 않은 사고로 남편이 아내 역할 다 한답니다.

한치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길 마음이 무너지면

안 되기에 꼭 붙잡고 있어야 한다고 정신 바짝 차리니

사는 것은 거기서 거기 인생 별거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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