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나의 이야기

꽃이 되어

우리들 이야기 2021. 5. 3. 13:40

꽃이 되어

한사람에게는 생각하는 대로 들꽃이나 장미 마음속에

담아 놨어도 향기는 꽃 내음이었습니다.

용봉산 가야산 대둔산 머리카락 휘날리고 손잡고 가던

청춘의 봄날 낭만에 젖어 보고 싶어서였나?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였나?

허영과 사치가 젊음을 부르고 산 말랭이 정상에 올라가

야호! 도 부르면서 지나간 날들이 하찮은 게 아니고

추억은 늙지 않기에 아름다웠습니다.

손을 잡고 정상에 누가 먼저 올라가나?

술 내기하기도 하고 운동화에 손잡고 끌려가며 하늘 아래

나무 사이로 우리의 젊음도 높이 피어오르던 시절

힘겨워도 정상에 오르면 구슬땀을 닦아 내면

개운하더니 세월의 뒤안길에서 허우적거리며 오르기

힘겨워 주저앉고 말았는데 한참이 지나면 다시

오를 줄 알았는데 그냥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푸르게 피어있던 잎이 단풍이 들면 우아한 여인 같았는데

고운 단풍은 발악하더니 빛바래고 낙엽으로

뒹구는데 다시 봄이 찾아와 마른나무에는

새싹이 돋아나서 자연은 끝없이 가고 있었습니다

흐르는 시간은 세월을 만들고 모두가 잊은 언덕

나의 어릴 때 놀던 곳이 조그만 잔디 동산 그 쓸쓸한 곳

해가 떠나간 자리로 별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불이 안 켜진 나만의 방에서 창밖을 보노라면

밤하늘 별빛이 손짓하고 혼자라서 익숙해진 텅 빈 방

멀리 보이는 꺼지지 않은 아파트 불빛 그 동네에 아는

이들이 사니까 이 밤 저 별 들 속에 옛날의 우리

들을 그리며 누구네 엄마가 할머니 이름이라도

나는 누구의 엄마가 익숙해지었으니 나도 누구의

엄마라는 이름 그 엄마들의 어찌 살아

온 거 다 알기에 나의 아픈 날들도 나눈답니다.

사연 많은 나의 한 권의 장편 소설이 되어

나뭇잎이 뒹굴어 눈이 되어 녹이고 어둠이 내려오면

방 안에서 밖을 보니 미안한 사람이 나였습니다.

바다 건너지 못하고 빠졌지만 어떤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살아남는 새우처럼 나의 삶도 함께

바닷속을 흘러가면 그곳은 어딜까요?

세월이 흐르고 꽃이 피고 지는 삼라만상에

함께 가나 청춘이 늙음으로 세월 속에 있답니다.

인생 별거 아닌데 왜 그리 험하게만 살려 했는지

날개 다 접으면서 주어진 인생은 용봉산을 지날 때마다

등산복 입고 검은 안경 썼던 청춘을

그리노라면 귀여웠기에 웃음이 나온답니다.

종교에서 말하는 영혼은 보이지 않는 마음인가요?

형체는 목적지가 가까운 길을 가지만 뒤돌아보니

참 많이도 지나온 길 희망을 품고 살아온 날도

앞으로 살아갈 길도 우리는 길 위에서 헤매니

인생 참 참 별거 아니었으며 살아있는 동안만 내 삶이고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고 세월도 없기에

마음만은 꼭 잡아야 하고 늙고 보잘것없는 꽃이지만

통하는 세월이 있고 한 사람에게는 하나밖에 안 나는 향기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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