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천천히 가라.
작년에 떠나갔던 내 가을이 다시 찾아왔다.
작별의 시간은 기다림의 시간을 만들어준다고
나이 만큼 속도를 알리는 계절앞에서
허무해지는 것은 가을이 주는 슬쓸함인가?
어찌 가을이 쓸쓸함만 묻어있나?
젊은날에 추억도 젖어있으니 지금부터 찾아온
이 가을은 내 가을 주어진 삶에서 즐길 것이다.
서로가 마주보던 청춘은 아니더라도 한곳을
바라보는 더 깊은 정이 남아 웃고 울며 속이 보이는
거울같이 맑은 가을 하늘아래 서로를 비추면서
가을은 단풍이 들려 준비 하지만 우리는
익어가는 나뭇잎에서 고운 잎새를 그려본다.
추석을 보낸 가을 단풍으로 가려는 잎새야 천천히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