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시) 이야기

바람부는 날

우리들 이야기 2007. 8. 27. 10:15

 

 

 

바람 부는 날

 

사나운 바람이 붑니다. 
태풍인가 봅니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일고
수풀이 흔들립니다.
눈만 뜨면 보이던
창밖 나무의 이파리가 떨어져 날립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가지가 부러질까 염려됩니다. 
풀잎들이 엎드려 일어서지 못합니다. 
밭고랑 콩 이파리마다
열매를 맺으려는데
비켜 가면 좋겠습니다. 
노점상들이 물건을 펴놨다가
다시 보따리에 담습니다. 
하늘을 쳐다봅니다. 
하늘은 더 무섭게 검은 구름과

바람이 불어 대고 있습니다. 
날라가 버릴 것 같은 거리에
바쁘게 바람을 헤치고 걷는 이들이 보입니다. 
그 속에 끼어서 함께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누군가 그렇게 걷고 있습니다. 
그렇게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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