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막
파란 이파리 헤치면
멋대로 삐 뚫린
개구리참외 호박 참외 오이 참외
보송보송한 솜털 입고
빗장 열며 방긋 반기네
바람 솔솔 햇빛 솔솔
원두막이 춤추고 매미 소리
뜨름뜨름 여름을 이고 있네
풀 내음 흙내음 거름 내음
바람 내음 코 끗 스쳐도
시골이니 그러려니 시골 냄새려니
세월과 함께 원두막은 사라지고
방갈로 한 채가 우두커니 사람들 쉼터로
그리운 동심의 시절 오래전
원두막에 앉아있네
어린 시절도 원두막에 있네.
그렇게 앉아있네 임일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