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상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은
생활이 학교 가는 거였는데
공부상은 어려우니까 개근상이라도
상장을 받고 싶었는데
친구 그네를 밀어주다 넘어져 그네 바퀴
나사에다 뒤통수를 갈 켰다.
그때는 몰랐는데 밤새 열이 나더니
목에 종기가 생기어 병원도 멀 은
시골애는 버스 타고 10km되 는
병원 가서 목 수술했다.
그때는 심지를 박아 염증을 막던 시대
6년 개근상은 물거품이 되었더라.
날마다 병원 가면서 15일 동안 결석을 했으니.
지금도 목에는 두두룩한 흠이 나 있다.
요즘 의술이라면 별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 무서웠던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상복이 없던 애였나 개근상이 날 라가 버렸더라.
그 후로 버릇되어 손이 자꾸
목을 만지게 되었고 지금은 죽었겠지만
늙은 의사 이름만 남았더라 <김동필>
별일 없는 삶이 최고의 시간인데
현실에서 고마움을 모르고
위험을 겪고 나서야 그때의 고마움이
나 어릴 때의 이야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