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물들게 하소서.
해마다 가을은 잊지 않고 찾아오는데
어릴 때 가을은 신이 났지만
지금 가을은 쓸쓸한 것을 보니 겨울이
가까이 왔기 때문인가봅니다.
가을하면 가련해진 코스모스와 푸러렀던
잎이 물들으니 저희도 닮게 하소서.
10월에는 제2의 봄이라고 입새에서 피는
꽃이라도 오래가게 하소서.
청춘에 알던 이들이 안 보여도 마음은
하나가 되게 하시고 모두가 다른
색을 내는 단풍이라도 밤이슬에 젖어있고 같은
세월을 보낸이들 건강한 가을이게
하시고 봄에 만나 피던 꽃 가을에는 잎새에서
피어도 오래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