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 1601

가을이야기

가을 이야기 아무도 없는 커다란 텅 빈집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와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친구처럼 정다워요. 밖에를 내다보니 가을하늘은 파랗고 맑아 가을에 피는 단풍도 깨끗할 것 같아요. 설악산에 단풍이 절정이고 11월초이면 백양사 단풍도 절정이겠지요. 보이지 않아도 세월은 가는대로 계절은 변하고 아픔을 이겨야 만이 고운단풍으로 물들어 볼 수 있기에 사람이나 자연이나 거저 되는 것은 하나도 없어요. 아파트 하단에도 빨갛게 물든 단풍잎 누가 부르면 어디라도 가고 싶은 날 오후에는 동휘가 유치원에서 온답니다. 동휘와 놀이터에서 시이소도 타며 가을이야기를 해야겠어요. 2011 10 17 임일순

보이지 않는 사랑

보이지 않는 사랑 일찍 어둠이 내리더니 찬바람이 도는 가을밤이네요. 은은하게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 아파트 지붕 위에는 비스듬한 둥근달이 떠가겠죠. 추석 전에 만났던 친구들이 추석을 지내고 나니 오래된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가장 많이 계절을 아는지 장마에 귀하기만 하던 열매들이 거리에는 호박이 풍년이고 가을 열매들이 풍성하네요. 월요일이면 서울에 가는 촌 딱 서울 사람이 되어 가지만 숲이 많은 고향이 엄마 품처럼 따뜻해서 가기 싫어요. 정말 서울은 별거 아니에요. 물을 주지 않아도 가을 난은 노랗게 피어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침에 자고 나서 환하게 피어있는 난 꽃을 보았습니다. 미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보이는 세상만 사랑하지 말고 마음은 보이지 않아도 사랑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부모의 사랑

부모의 사랑 신나게 아침부터 들떠있는 남편 동휘 유치원에 보내고 서울로 향한다. 오늘은 좋은 소식이 있을까. 믿지는 않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건 간절한 마음인 것 같아요. 그래도 시무룩한 얼굴보다는 활짝 웃는 모습이 좋으며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 무언가 할 수 있는 용기가 희망을 보여주네요.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바램보다는 주고 싶어 하는 마음 부모의 진심인 것 같아요. 절대 자식한테 귀찮은 부모가 안되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사랑도 심은 화초에 물을 주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고 있어요. 주어도 모자라는 사랑의 힘은 부모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었습니다.

가을이야기

가을이야기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가을을 알리네요. 여름이 간다고 더 시끄럽게 울어대며 작별을 고하는 매미 물을 안주었어도 혼자서 꽃을 피우려 베란다에 난화분이 푼수 없이 줄기마다 봉오리가 맺었어요. 어디를 갈까 밖에 나가고 싶은 날 오라는 사람 없어도 갈 곳은 많답니다. 그늘 아래로 지나노라면 가로수 나무 잎마다 가을을 알리는지 짙게 변하고 하늘이 높아지며 부였던 작은 냇가는 물이 맑게 흐르고 장마 속에도 과일은 붉게 물듭니다. 들에는 아직은 황금벌판은 아니지만 벼이삭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이삭이 고개를 숙이면 알알이 영글겠지요. 장마로 허해진 땅이 조금씩 굳어가고 추석대목을 보려는 장사꾼 가게가 아닌 거리에서 햇빛과 시름합니다. 친구가 하는 우메마루 그곳에 가면 친구들이 많고 동네소식을..

보고 싶십니다.

보고 싶습니다. 따르릉 전화벨소리 신부님의 목소리였다 자동차가 배터리가 나갔는데 야고보형제님 있냐고 마침 집에 없어서 그의 친구차를 타고 가서 끌어 주었다. 배터리가 살아나서 무사히 공소예절을 마치고 본당회장님과 신부님차를 타고 집에 오는 줄 알았는데 심원동 산골짜기로 향한다. 들을 지나 산골짜기에 계신 할머니 집에 도착하여 봉투를 건네주고 꼭대기에 자리 잡은 심원 닭 집으로 갔다. 숲만 무성한 골짜기에 도란도란 사람 소리 들리든 곳 닭은 산속에서 놀고 먹이를 쪼아 먹고 낫 익은 목소리가 들여온다. 남편도 교감선생님하고 있었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그곳에서 만나니 더 한층 새로워보였다. 저녁때인데 하늘은 맑고 뭉게구름 흘러가면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든 곳 참 아름답던 시절이었다. ..

만남

만남 한낮에는 햇빛이 쨍쨍 날 것 같은 맑은 주일인데 조석으로는 창문을 닫게 하는 서늘한 아침이네요 햇빛보기가 많지 않던 올여름 파란하늘만 보아도 마음까지 파래지는것 같아요. 어제는 가족모두가 모여서 식사를 했지만 밤에 모두 돌아갔어요. 두 번 기쁜 가족이에요. 만나서 기쁘고 가서 기쁘고 돌아갈 때 가져가라고 힘들지만 힘든 줄 모르고 신나게 음식을 많이 해서 맘이 기뻐요 받는 것 보다 줄때 더 기쁜 부모들의 마음인가 봐요. 갈수록 화려해지는 세상보다 만남이 있어 화려 한 것 같아요. 저마다의 삶은 달라도 행복 찾아가는 마음과 웃음의 마음은 하나인 것 같아요. 사랑이 있기 때문이겠죠ㅡ임일순

축복 <강원도 여행>

축복 남편하고 아들하고 생일이 한날이네요. 아빠는 음력이고 아들은 양력이고 하다 보니 가끔은 한날이 됩니다. 아직 생일이 남았는데 주말에 가족이 다 모일 수 있어 오늘로 합니다. 이젠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지 아침저녁으로 서늘하네요. 매미가 노래하고 새들이 지저귀고 이따금 풀벌레도 노래하는 아침이에요. 집에서 모이려니 무얼 먹을까? 준비할 것을 적어보았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하고 함께 웃으며 이야기하고 식사를 할 수 있어 기뻐요. 바로 이런 게 행복 같아요. 한곳을 바라보며 우리가 되어 함께 갈 수 있는 가족 서로가 통하여 어른과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 가족관계로 하늘이 주신 만남 소중하며 한 가족으로 인연이 되어 감사합니다. 서로의 감정이 달라 오해도 있을 수 있지만 만남으로 그 쌓였던 오해도 ..

집을 팔며

집을 팔며 막상 집이 팔리어서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하다 내가 쉴 곳은 내 집뿐 멀리서 아파트 불빛만 비추어도 더욱 반짝이는 것 같았는데. 내가 편히 쉴 곳이 없다고 생각하니 허전하다. 처음으로 집을 짓고 기뻐하던 그때 궁궐은 같았어도 지은 집이 아쉬움도 많았지만 돌아보니 젊음과 함께 기쁜일도 참 많았다. 대문을 열 때 아는 사람만나면 참 좋았는데 지나고 보니 행복한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벅차 어쩔수 없이 아파트로 이사 올때도 서운하기는 하였지만 그곳이 나에 맞는 내 집이라 참 편했고 벌써 8년이나 되어서 정이들었다. 더 좋은 집을 사준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 내가 몸담아 있는 곳이 제일 인 것처럼 먼 훗날을 기약하면서 기쁜 일만 생각하리라. 2011 8 18

운명

운명 운명의 길은 고달팠습니다. 누구나 타고난 운명이지만 나를 편하게도 하고 괴롭게도 하였습니다. 똑같은 풀 한포기를 볼 때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 가까운이가 인생에 발판도 되고 징검다리도 되지만 깊은 함정에 빠지게도 하였습니다. 운명은 꽃을 피우기도 하고 지게도 하지만 핑게대는 내마음이 문제라는 거 한참후에 알았습니다. 향기를 내는 이도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이도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맑은 하늘엔 햇빛도 찬란하고 뭉게구름이 그림을 그리며 지나지만 흐린 하늘엔 회색빛구름이 어두어 보였습니다. 지나고 보면 운명은 내가 만들고 인연이 되어 새로운 길을 가게 하였습니다. 더러운 바다도 3%의 소금이 정화하듯 운명은 자기를 버리기도 하고 사랑하게도 하였습니다. 날마다 그날 같아도 우리의 삶은 주어진 삶의 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