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시) 이야기

이야기 창고

우리들 이야기 2020. 11. 9. 11:53

이야기 창고

시간의 창고인가? 여백의 공간인가? 
풀벌레 고요를 깨면서 새 아침을 열며 하루가 시작. 
쉼 없이 가는 시간 들! 
"자주색 감자 꽃피면 넝쿨장미 담을 감싸고! 
노랑 빨강 정겨운 여름꽃 꽃잎에 숨어 노는 벌 나비  
살랑바람 장난하며 스쳐 간다. 
짙어가는 유월의 숲이 된 정원 꽃밭
커나가는 푸른 나무! 저만치 보이는 긴 석양에 물든 들녘
사이사이로 피어난 야생화. 여름을 수십 번 보내고
또 찾아오지만 새로운 바람이 철따라 변하며 부는

여백의 공간인가? 시간의 창고인가?  
가고 오는 시간 속에서 보이는 사람 안 보이는 사람

손등과 바닥이 함께 있듯 남은 이들의 만남은 전부

늦가을이지만 단풍을 기억하는 그 시대의 우리들

시간을 초월하는 이야기 창고가 되었다.

 

11월의 숲

아름답던 가을꽃이 낙엽이 되어가니

가득히 채워졌던 황금빛이

다 거두어간 썰렁한 빈 들녘 

옷깃을 세워보는 차가운 바람은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밤이 되면 달이 뜨고 달이 지면 해가 뜨고

지구가 도는 대로 인생도 가고 있습니다. 

머물지 않기에 새로운 것이 있으며

어제의 지난날에 매달리지 않기에

삶의 여정은 언제나 빛과 진리를 향하여

행복을 찾아 머뭇거림 없이 

11월의 중반에 서서 겨울로 갑니다.

모두가 잠자는 듯하여도 새로운 겨울은

봄을 위하여 땅속에서 꿈을 꾸듯

겨울로 가며 봄 하늘과 꽃피는 산아를 그려봅니다.

 

11월의 숲

숲을 만들어 새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부는 대로 숲이 춤추고

구름이 흘러가는 대로 

작은 구름 하나로 뭉치며

햇살은 뜨겁게 비추었습니다.

우거진 숲속에 새가 날며

새소리 가득한데 무성한 나뭇잎은

단풍으로 저녁 하늘을 곱게 물들이는데

숲속에 단풍이 빛이 바래고

새는 가고 겨울로 가는 쓸쓸한 숲이 되었습니다.

2009 11월

 

 

 

 

 

 

 

 

새봄아
내봄은 언덕을 넘어오는
봄바람 앙상한 가지마다  
눈 트는데 보얀 아지랑이 강물 위에

내리면 또 하나의 봄을

물속에 품었더라. 
햇빛이고 새싹들이 앙증맞게
땅 위를 기어 나오면 풀잎인지

나물인지 핵 갈리어 가든 길

멈추게 하고 눈을 황홀하게 하는 새봄

새 나라 내봄은 해마다 오지만

이쁨을 단장하는 네 모습 뒤에 숨고 싶다 
 

관계 
수없이 만나고 헤어짐이 연속되어 떠나가는 사람
인연이 되어 찾아오는 사람 서로 다른

실체들이 어우러져 친구 되어 사는 이야기 하며
인생은 계획된 바 없이 덧없이 가는세월

막을 수 없기에 세월 따라 묻혀가는 삶의 여정이었다. 
바쁘게 살아온 날들이 허무해질 때면 울고

싶도록 슬퍼도 초라해진 내 모습은

세상 속을 누비면서 달라진 시대를 따라간다.
길어지는 그림자는 석양빛 따라 쓸쓸한 골목을

헤매어도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서로가 발판이

되어 결코 인생이 슬프지 않다. 
비바람 속에서 피어난 들국화처럼 꿋꿋하게

살아오면서 인생이란 수업은 끝이 없었다. 
소시민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직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나와 맺은 인연

세상 돌아가는 데로 따라가련다. 
 
관계
바람 따라 구름 가듯 세월이고 가버린 청춘 
사는 것에 매달려 뒤 한번 안 돌아보고 
보이지 않아도 계절이 바뀌고 봄이 오면

세월이 나를 부르나 그들이 궁금하다.  
나를 잊었겠지만 어쩌다 한 번이라도 생각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물 가물 하면서 한 조각
떠 있는 구름처럼 아련하다. 
미움도 관심이었고 만나면 반가웠던 사람들. 
서로 사는 이야기 나누며 눈빛만 봐도 생각을

알 수 있어 들켜버리고 바꿔진 삶들

한세월 이야기만 수북하게 담기어 
세월 따라 묻혀가는 삶의 여정이 우리들의 관계?

 

(손편지) 
내 생각과 달라도 정을 나누고

손편지 한 장으로 남았던 앙금도 털어버렸는데 
한 계단 온라인으로 편리한 문화라 해도  
더 외롭고 허무한 것은  
서로의 온기가 전달되지 않아서인가보다 
그리움 보고 픔 정성이 담긴 손편지  
점점 사라진 채  빨강 우체통은
보이지 않고 향수가 되었다. 
빨강 우체통 그 안에 손편지가  
숨어 있었는데 세상 이야기 남의 말
편지 속에 새로운 소식이었지 

자전거 탄 우체부는 있는데 우체통은 보이지 않는다. 
손때가 묻었는데 어디다 치웠는지? 
손에 쥔 폰 만 세상 이야기 다 담겨 있어

 

 동네 삼거리 
지방도 도시도 가을 축재로

사람을 모으고 신작로가 아스팔트로
새 단장을 했어도 가을이면 그리움

쓸쓸함이 녹아내리어 가만히 있어도  
뭉클하며 눈물이 날려고 해  
어딘가 가고 싶지만 움직이면 머니 세상 
갈까 말까 재고 또 재면서 결국은

가게 되는 것은 누가 충동질하면

홀딱 넘어가니 가을이라 급해져서 그런가?
내 마음도 가을 속에 있고 싶어서 
가을이면 그림엽서로 안부 전하며  
깨알같이 정성을 담아 썼던
볼펜의 역사도 유행 바람에

날라가고 카톡으로 맘을 나누어도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니 
그 외로움을 털 수 없어 정원 한 바퀴 내다 본다 
푸르던 나뭇가지 갈잎으로 색칠하고 
하늘은 가을 얼굴 파란 물 들여 높이 올라갔는데 
돌아갈 수 없는 지난 날들  
가지 못하기에 그리움만 쌓여 있나? 
점점 가을이 깊어가면 나무꽃이 아름답게  
세상을 색칠하겠지?

웃으며 가을이 내 품에 안겨 온다 
 
동네 삼거리 
세월이 간 자리 오래되어
지워진 이발소 간판   
이 근방에서는 삼거리가 도시
두 집 건너 한집은 문을 닫고  
삼거리 시계는 고장 난 80년도 
거울 앞에 앉으면 말끔한

신사가 되었는데 남자들 머리 스타일  
책임지는 이발소는 미용실로
바뀌어 세월을 비켜 가지 못하고 
귀퉁이에서 빛바랜 이발소
간판만 향수를 자아낸다. 
꼬부라진 할머니들 손발을 대신해서

밀고 다니는 구루마 삼거리 매표소 정류장
손님이 뜸해 돈벌이도 안된단다 
안 뵈던 사람들 그곳 가면 만났던 시골 삼거리  

매표소 방앗간 이발소 시골 도시였는데 
 점점 사람들이 적어지고

교육 때문에 도시로 나가 시골은 늙어가고  
세월의 흔적 속에 옛날의 향수가 묻어있는 삼거리. 
 

 

 

 

저무는 가을
가을 해가 저무는 대로 그림자가 길어지면  
우두커니 지난날에 놀고 있다. 
솔방울 떨어져 구르면 웃음보가 터지던  때
잠이 모자라 땅만 대면 졸던 때가 있었고 
자라던 초목들 세월을 비켜 가지 못하고 단풍 들더니 
떨어지는 잎새에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겨울로 가는 늦가을 낙엽을 밟으며 상념에 빠져

애처롭게 지나면 쓸쓸해 보이는 가을 여인

외로움과 낭만이 묻어있던 그때가 그리움으로

사무치는 것은 늦가을이라 그런가 보다.
잎새가 떨어져 가는 나무들 초라한 내 모습이 슬프다. 
 
 
저무는 가을 
겨울 준비 안 했는데 떠나려는 가을이 야속하다. 
어쩌다 보니 갈색 나비 나뭇가지에서 팔랑거리고

저 나뭇잎이 떨어지면 어떻하지?

가을옷이 곱더니 갈색옷으로 내옷같아 슬퍼진다.
생각이 많아지니 잔소리가 늘어가고

마음은 앞서가지 나서지 못하는 나의 처지
저무는 가을 초라한 내 모습에서 주눅 드는 나이

눈물이 고이고 이미 마음은 젖어 있다. 
 
 
저무는 가을 
버려진 성마다 꽃피듯이 난지도

하늘공원 억새꽃이 피었다. 
눈부신 가을 햇빛 억새는 이별의 준비인가?     
바람 지고 방향 따라
휘어지며 서둘러 꽃피더니 춤추고
스치는 대로 아삭아삭 슬픈 이별의 노래
뜨고 지는 햇빛 가을 길 따라 하얀색이  
황금색으로 물들인 억새꽃. 
내년에 다시 보자 슬픈 이별의 얼굴인가? 
수십 번 가을이 오고 가도 그 한세월을
높은 곳에서 연약한 여인처럼 하늘거리는 억새 
억새! 너도 버려진 성에 피어난 가을꽃

그래서 더 숭고하고 성스럽다.

높은 곳 하늘공원 저곳도 가을은 깊어가는구나.
 
 
저무는 가을 
눈비가 오락가락  축축하게 내 몸 적시니  

가지에 남은 잎새 겨울 준비 안 했는데 어쩌나?
찬 이슬은 내리면서 내 등에 업히고 
지나가던 바람도 여기에 쉬어가나? 
간밤에 가을비로 살짝 노랑 옷 입히더니, 
거리에 떨어져 춤추라 하나?
다 거두어간 쓸쓸한 들녘 텅빈 가지
사나운 바람 윙윙대니 나는 어쩌나? 
게으른 애들은 가지에 매달려 떨고 있는데, 
밤새 내린 된서리에 축축하게 젖은 내 몸 
허무하게 가지에 정만 남기고 내년에

다시오마. 이별의 소리~저무는 가을. 
 
 
저무는 가을
알 수 없는 바람이 때리고 간 자리

가슴이 미어지는 답답함은 해결하지 못하고
희미한 그림자만 노을 뒤에 숨어 버린다. 
세월은 야속하게 가을 추억만 남기었나?

거리마다 춤을 추는 갈색낙엽
바람에 나부끼는 슬픈 이별의 노래 
떠나는 님 보내는 마음 아쉬움에 쌓여 해가

기울면  다쳐 진 창가에 찬바람 맴도는데 
갈색 옷 입은 채 길 위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  
고뇌하고 성숙하는 인생의 긴 여정처럼

깊고 운치 있는 가을은 저물어간다. 

 

저물어가는 가을
해마다 가을이 깊어가면 사랑도 단풍처럼 짙어졌는데
세게 부는 바람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갈대처럼 내 가을은 춥기만 하다.
비에 젖은 단풍처럼  색을 잃은 초라한 내 모습
가슴은 미어지고 내 가까이 있는 이에게 미안한가?

단풍에서 낙엽으로 초라한 모습 되어

희미한 그림자만 저녁노을 뒤에 숨었다.

 

저물어가는 가을
밤이슬 시리 운 듯 떨고 있는
못다 핀 잎새들
물들지 못하고 갈색 낙옆.
각가지 색깔로 꽃피워
가을을 마시고 취해버린 숲속을
야속하게 흔들고 가는
사나운 바람결
나뭇가지 끌어안은 빛바랜 잎새들
정만 남기고 떠나야 하는
작별의 순간이 가까워지면
가을이 깊어가는 대로 썰렁해지는 빈 가지!

간밤에 내린 무서리에 뒹구는 낙엽만 

 

 

저무는 가을 
햇살 창턱에 놀고 있는 한낮 
멀리 보이는 나뭇잎이 아직 물들어 있는데  
일찍 핀 단풍잎 갈잎 되어 나부끼고

바람을 타고 노는 잎새들 가을 노래

다시 만날 때를 약속하며

작별을 준비하려 부등켜 앉고 있다.

 

비밀

내 비밀을 아는 이는 함께하는 사람이겠지만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지 아예 모르는지

무슨 비밀이 있겠어 알려고도 안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못된 나는 순수한 사람이라

비밀을 안가지니 눈빛만 보아도 마음을

알 수 있기에 묵소리만 크지 실지로는

약하기에 어떤때는 미안도 하답니다. 

맨날 집순이는 나 홀로 익숙한 내방에서

그사람과의 추억을 곱 싶으며 안 보이는 내일

쓸데없는 걱정도 사서 하다 소용없다는 걸

아는 순간 얼른 청춘으로 돌아가

추억을 마시면 우리들 청춘이 뒤 살아나서

젊음도 보이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여자남자도 보인답니다.

철 따라 다른 옷을 입고 걸어가는 것이

느리니까 빠른 걸음 아니면 높은 신발 신고

달려도 가고 그때가 그리운 추억이 되었답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팔을 걸어주던 남자

해마다 겨울은 오고 가더니 어쩌다 보니

서산에 매달린 햇빛 노을이 쓸쓸해 보이는 것은

내 청춘을 그곳에서 찾기에 그런가 봅니다.

한세대를 지지고 볶고 살아온 사람은

친구를 넘어서 편한 이가 되었답니다.

하찮은 날들 부족함이 늘 아쉬워하던 때라도

젊음이 있고 별일 아닌 것도 웃음보가

터지게 웃었기에 추억의 이야기를 담아놓아

심심하면 하나씩 꺼내 보면 청춘도 살아나지만

웃음 속에 아픔이 아직도 진행되고

내가 지고 가야 하는 비련의 여인은 할머니지만

그러나 여전히 속은 안 보일 겁니다.

 

 

그 옛날

 

새소리 물소리 들려오는 계곡의 한낮

자동차와 관광객이 하나둘 모여 드는 곳.

나뭇잎은 녹색으로 물들어

어디를 보아도 푸른 산이라.

 

사노라고 바빴던 지난시절 석탄과 돌산으로 가득하던곳이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 휴양림이 생기고

한세월 가기 전에 우리들이 그곳에 놀고 있다.

 

세월이 가는 곳에  마음까지 흘러갔나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우리의 젊음이 있었는데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곳

가고 오는 길이 옛날 그대로 인걸

나무마루에 앉아보니 옛날이 그리워라  임일순

'나의 글 > (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로 가는 편지  (0) 2020.11.27
한때<그집>  (0) 2020.11.22
내꽃  (0) 2020.10.24
햇빛<서글픈 가을>  (0) 2020.10.15
잔소리  (0) 2020.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