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아 안녕!
코로나 바이러스와 시름하다
계획을 세운 반가운 피서가
긴 장마로 이제 그만 작별의 인사가
되었으면 목마른 땅을
적셔주던 단비 사연이 있겠지만
물 폭탄으로 쉬었다 막 울어대니
초록의 나뭇잎이 따라서운다.
적당히 울고 그만 그치어 해와 놀아주라.
비를 맞고 땅이 아파하지만
풀잎도 지쳐 축 늘어졌어.
바깥은 추적추적 구질구질해도
집안은 보송보송 에어컨 바람
습기를 가져가는데 저쪽에선 울고
이쪽에선 웃는 삶은 공평하지 않나봐.
분명한 것은 나의 일도 될 수
있기에 아웅다웅 살다가도
누가 피해를 보면 내일이라 팔 걷고
나서니 수해를 입었어도 온정이
하나로 모아 참 좋은 나라에 살고있어.
여름아! 짙게 푸른색으로
물들어가는 네 모습이 물먹은
풀잎으로 더 반들거리며
여름을 아름답게 장식했으면 한다.
그늘을 만들어주던 파라솔도
정자나무도 추적추적 쉴새 없이
오는 비에 눈물이방울방울
하늘이 뚫렸나? 불안하기도 하고
곳곳에 수해 본 이들에게는
피서란 이름까지 미안하다.
그냥저냥 여름은 막바지
먹을 것들이 물속에 잠기었어도
날 들면 햇빛이 비춰주겠지.
하늘이 하는 일 대비한대도
재앙은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으니
성난 비바람이 장마로 변하여
귀한 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는 경고
더위를 피해간대서 피서인데
돈 안 들고 장마로 피서했으니
악의 축제가 낭만의 여름이 되었더라.
<반포한강공원 침수상황 (8월 6일 오전 10시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