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눈비가 많이 와도 걱정
안 내려와도 걱정
집 신과 우산 장사하는 부모 마음
적당한 평균이 참 좋구나.
더 나은 생활을 하려는 마음
하늘도 닮아가나?
아니면 화가 나서 땅에
물먹어 봐라. 벌을 주나?
눈물이 마를 만도 한데
긴 장마가 그쳤다 다시 또 울고
눈은 예고 없이 내려도 낭만이
묻어있어 탁탁 털며 우산은
안 쓰는데 목마름을 추겨주는
비가 아니고 사람들에게
분풀이하는지 휩쓸고 지나간
자리마다 물난리 TV서 떠드는 비소식
바람 막으며 우산 들고 달려가는
사람들 아직 비구름이 떠 있으니 심란하다.2020 8
내 매미
망사 날개로 공중을
날며 이나무서 저 나무로
이사하는 매미
비가 와도 안 와도
상관없는 매미 그리고 나
너희들의 울음소리가
없어지면 여름은 가겠지만
나는 가을 건너뛰어
겨울이 가까이 온단다.2020 8
강아지 낭만
어둠이 가시면
하늘을 보고 우산 안 쓰고
아파트 둘레를
뛰어다니는 늙은 강아지
땀을 철철 흘리며
밥때가 되면 들어온다.
산책 나온 다른 강아지들
본받나? 안 하던 짓
아파트를 뱅뱅 돌다가
심심하면 코끝을
풀에 대고 풋풋한
향기 나면 꺾어와 바깥
냄새가 묻어있더라
늙은 강아지가 시대 따라
낭만을 배워가나? 202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