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유월
나뭇잎마다 밤 이슬에 세수하고
숲속에 나무들이 푸른옷을 입고 초록으로
물든세상 늙었지만 나도 산과
바다 들판 초록으로 물오른 잎새가 되고싶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에
푸른숲속이 보이는 듯 하며 바깥을 내다보니
아카시아꽃 닮은 하얀 이팦꽃을
바쳐주는 푸른잎새 햇빛이 싫어지는 유월.
긴팔에서 반팔입고 나도 여름을 따라간다.
멈춰 버린 내세월.
나의 일이 아니면 시간은 언제나 멈추었지만
할 일이 많았던 늦은 봄 어느날
알 수 없는 바람에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며
내 나이 중반에 나의 세월이 멈추어 버렸다.
후득지근한 초여름날 유리창을 때리며
비는 내리고 햇빛이 뜨겁기는 하지만 땀을 씻겨주는
여름비가 창문을 때리는 하늘은 비를
머금은 흐린날 그안에 나의 세월도 멈춰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