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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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묻은집

우리들 이야기 2020. 12. 16. 14:41

 

 

추억이 묻은집

꽃과 살다 보면 꽃내음이 나듯이 비록 아파트에서

꽃 없이 살아도 화분에 벤 자민 나무가 있어 사철 푸르답니다

내 마음도 푸르게 닮았으면 한답니다.

창밖에는 어디 소나무인지 몰라도 사철 푸른 소나무가

지켜주고 바람이 부는 대로 가지는 춤을 추며

창문 열면 솔 향기가 들어왔나 풋풋하답니다.

가을이 지나고 햇빛이 그리운 겨울 방문을 열어놓으면

햇빛이 식탁까지 비추어주고 베란다에 내어놓았던 벤 자민 화분

거실을 아름답게 해주는데 트리 몇 개

불을 밝히면 더 예쁠 텐데 하는 아쉬움에 자꾸만 바라보는

벤 자민 나무 창밖에 이름 모를 꽃들이 철 따라 피더니

겨울이라 잎새도 다 말라지어 삭막한 세상

거리에 사람들이 꽃이었는데 안보이니 삶이 무척 삭막하네요.

하찮은 꽃이 아니고 향기를 주는 부드러움

꽃 같은 마음 이쁨을 말하려면 꽃 닮았다고 하였지요.

세상에는 꽃의 종류도 보는 대로 달라도 꽃이듯

향기가 풋풋한 풀꽃이 있는가 하면 키 큰 카네이션

담을 감은 넝쿨장미 앉은뱅이 채송화 울 밑에 선 봉숭아

피는 시간은 달라도 아름답고 꽃향기였지요.

일찍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더디 피는 꽃이라도 피고 지고

꽃 닮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세상의 바람은 꽃을 떨어뜨렸어요.

집을 저택으로 짓고 마당에 길 다란 꽃밭을 만들었던

나의 청춘이자 전성기 두 개의 국화 화분을 선물 받아

이른 봄 산목 하여 화분을 25개 만들고

물을 주어 가을 되니 서로 다른 국화가 마당에 가득해서

내 집은 국화 향이 진동하고 현관문 열면 집안까지

국화 향이 감돈 적이 있었는데 세월은 청춘도 젊음도

추억도 가져가더니 꽃 이름도 가져가서 썰렁한 집

아파트로 이사 오며 남의 집이 되었는데 내가 살던

정감 있는 마당에는 세월의 흔적조차 없어지고

다른 꽃으로 심었는데 담을 감싼 넝쿨 장미는 더 많이 커서

숲이 되었고 새롭게 고치어 더 아름다운 저택이지만 내 집 같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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