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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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헵번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린이 백만 명을 구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입니다.” 오드리 헵번의 이 말은 전 세계 신문에 헤드라인이 되었고 세계적인 기부문화를 불러 일으켰다. 유니세프 친선 대사가 된 후 굶주린 어린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 않고 달려간 오드리 헵번은 배우로 살았던 때보다 더 많은 정렬을 짧은 시간 동안 세계 구호 운동에 쏟아 부었다. 은막의 스타를 뛰어 넘은 진정한 스타 1988년 유니세프 친선 대사가 된 후 그녀는 세계 곳곳의 구호지역을 다니며 굶주림과 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렸다. 그녀가 구호활동을 위해 간 곳은 수단, 에디오피아,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등 50여 곳이 넘었다. 1992년 9월 오드리 헵번은 소말리아에 있었다. 소말리아는 ..

루 살로메에게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의 누이여! 나의 신부여! 루 살로메가 36살 되던 해이다. 뮌헨대학에 다니며 시를 발표하고 있던 릴케가 그녀를 만난 것은 불과 22세 때다. 어느 문인의 집에 초청되어 갔을 때였다. 첫눈에 반한 릴케는 루에게 계속 편지를 보냈다. “저는 기도하는 심정으로만 당신을 보았습니다. 저는 당신 앞에 무릎 꿇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만 당신을 열망했습니다.” 세계문학사상 가장 고매한 정신의 소유자로 일컬어지는 릴케마저 그녀를 평생토록 잊지 못하고 흠모한다. 릴케는 루 살로메부부가 처음으로 가는 러시아 여행에도 함께 갔다. 이후 두 번에 걸친 러시아 여행에서 릴케가 얻은 영감은 그의 시작(時作)에 일대 파란을 준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편지만도 릴케 사후 400쪽이 넘는 책으로 출간될 정도였다. 원래 살..

시/시사랑 2009.12.24

정호승 시 김소월

가는 길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립디다려. (시인의 시, 정호승시) 사 랑--정호승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 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 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

시/시사랑 2009.02.02

가을이 가기전에

가을이 가기 전에 _ 임일순 가을이 가기 전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 하얀 도화지가 단풍을 곱게 이고 들판의 한가로움이 날며 미소지을때 거리에 가고 오는 사람들 얼굴이 행복해지는 가을이 가기 전에 편지를 쓰고 싶다. 그리운 사람에게 안부를 물어 가슴 속 남겨둔 못다한 이야기가 새들의 이야기가 되어 수풀에 남겨지면 이 가을날은 내내 그대의 행복한 숲이 되어지는 듯 가을이 가기 전에 추억을 그리고 싶다. 기억하고 기억하여 아름다운 것을 스케치 하면서 둘만이 쌓아논 사랑의 문을 두드리면 젊은 날 청춘이 다시 열정으로 살아 내 생명에 봄이 오듯이 가을이 가기 전에 글을 쓰고 싶다. 생애의 수수께끼같은 삶이 살타래로 풀어지듯 처음과 끝이 이어지는 인생이란 작품으로 우리를 열어가며 나보다 슬픈 이들에게 미안해하고 벗..

김동욱문학박사

오늘의 갈매못 순교성지가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순교자의 후예였던 고 정규량 레오(1883-1952년) 신부가 1925년 인근 신부들과 함께 목격 증인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순교지를 확인하고, 이듬해에 20평의 땅을 우선 매입해 1929년에 서울교구 천주교 유지재단에 귀속시켰기 때문이다. 그 후 갈매못이 순교성지로 다시 눈길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1962년 대전교구 대천 본당이 설립된 후 순교자 현양운동과 함께 1975년 9월 당시 대천 본당 주임이었던 고 정용택 사도 요한(1998년 7월 3일 선종) 신부가 순교 당시의 위치를 재확인하고 순교복자 기념비를 세우면서부터이다. 그 후 1985년 9월에 다섯 분의 순교성인 기념비와 야외제단이 세워졌다. 김동욱(金東旭.1922∼1990.1.29) 김동욱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