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사는 이야기

가을꽃

우리들 이야기 2020. 10. 15. 10:10

 


.

 

 

1가을꽃

내 남편은 가을꽃이었나?

농사짓는 친구가 오라해서 갔는데

풋고추와 호막을 잔뜩따와서 고추장아찌

호막꼬지 만들려 설어 널었대요.

별로 예쁘지도 않은 호박꽃이지만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애정인가?

꽃은 시들었어도 그 자리에 많은 호박을 주고

호박 잎새까지 주고 시든 줄기만 빈 몸으로

떨고 있지만 잔인한 사람들은 호박을 썰어서

말리느라고 방안 베란다 신문지 깔고서

나란히 젓가락처럼 볼 때마다

가을이 다 모여와서 가을꽃이 피고 있습니다.

 

2가을꽃

가을에 꽃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나?

가을이면 산꼭대기서부터

나무꽃이 아래로 피어날 때면 자연의 신비가

화려하여 사는 동안 세상 되었습니다.

맘껏 아름다움을 보이고 거두는 가을

고추가 비싸다지만 붉지 않아 고추대 뽑는

가을의 한가운데 거두기 전에 열려있는

풋고추 잔뜩 따와 간장소스에 담고 나머지는

소금에 짱 박아 놓았는데 지금은 머리로

짜내는 지혜에 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통이 없어 살까 했는데 인터넷을 보고

김장 봉지에 소금물을 넣어서 김장 볼에

넣어두었으니 일이 빠르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는 옛날 말이

이젠 생각이 앞서가니 따라가면서 자랑한답니다.

고추를 담아서 우리 집 방안에는 고추 통

호박 꼬지 가을이 다 몰려왔으니 내 남편은

가을 애들과 노느라 더 바빠졌답니다.

가을이 내려오다 우리 집에 쉬어간다길래 문을

열어주었더니 가을에 취했나 갈 생각을 안 하네요.

 

 

'나의 글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심 <미투>  (0) 2020.10.17
독 바이러스  (0) 2020.10.16
친구  (0) 2020.10.06
가을편지  (0) 2020.10.05
요트ㅎㅎ  (0) 202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