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가을은 못사는 사촌보다 산에 가면 낮다 했던가?
으름 다래 정금 멍가 입이 풍년이고 눈 동그란
다람쥐 밥 도토리 상수리 주어먹다 사람 보고 놀래
도망 갈때면 잡지도 못하면서 쫓아가고 이마에
땀이 방울방울 어릴 때 옛날 친구를 뭐뭐 친구라 하나?
어찌되었던 친구는 추억이 묻어서 편한가?
야 야 이름 부르니까 만나면 어릴 때 생각이 나고
늙어가도 여전히 청춘이 보이는 친구
서울에서 사느라 아등바등 젊음을 보내고
천안에 근무하니 늙었지만 아직은 주말부부로
소 일거리가 농작물 상품거래보다는 정성을 나누어서
불러서 가면 호박 가지 호박잎 고추 별것 다 주어
추석 때 남은 요리 치우려고 했는데 물 건너간 것 같다.
개운하게 새로 만든 밀가루 묻혀서 요리한 고추
가지나물 호박 나물 호박잎 쪄놓고
깨소금 넣어서 맛있게 간장 만들어야지 군침이 돈다.
핑계라고
속아주는 핑계는 일상의 정이 가더라.
삶이 핑계가 없다면 숨을 쉴 수 없고
털면 먼지가 나야지 아니 나면 재미 하나도 없을 것 같다.
왜? 꼭 말을 해야만 아나? 나를 돌아보며
부담도 되니까 선의 핑계는 살면서 약이 될 때가
많듯이 핑계 없는 삶이 어딨나?
고유 명절이지만 거리 두기로 핑계가 있어 욕 안 먹고
명절 증후군이라고 명절 지나고 나면 이혼이 많다는데
이번은 이혼율이 하나도 없을 것 같다.
핑계가 밥 먹여주는 세상이라 하지만 큰 잘못이 아니면
핑계는 속아주는 척해야지 시시콜콜 따지고
이기려 한다면 핑계가 웃을 일이지 쥔 보태주는
나그네 없다고 명절 준비하는 부모들은 몸이
부서져도 모르는데 집에 와서 힘들다며 명절 증후군
이라니 참 기막힌 세상 다 그런 것이 아니고 일부만
그래도 우리는 3대 가족이 북적대면서
여럿이 모이면 핑계가 더 많아지고 들키면 웃게 하더라.
동기간
고추장 담아서 동기간하고 나누어 먹고
간장 담아서 다 준다기에 우애가 참 좋아 부러웠는데
한참을 얘기하다 보니 자기 동기간이더라 언니
오빠 얘기하는 거 보면서 그럼 남편 동기간은
물으니 시 쿵등 고모 삼촌은 아마 왕래도
안 하는 것 같아 집안은 여자가 잘 들어 와야 우애하고
산다고 어른들이 그러더니 옛말이 틀린 것이 없더라.
동기간
시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맏아들로 제일 큰집
월요일 날 남편 동기간이 모인다니
돈보다 더 반가운 남편 가족들 해해대며 사는 이야기
웃음으로 나눌 생각 하니 지금부터 웃음이 나온다.
세월과 함께 가버린 날들이 원망스럽고 시누 시동생
어릴 때 귀엽던 때가 떠오르며 올 12월이면
막내 시누이 할머니가 되길래 어머 할머니 되겠네?
하니 할머니도 라벨이 있지 하더라.
머 맞는 말이지만 나이는 달라도 할머니 이름은 똑같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