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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편지

우리들 이야기 2020. 10. 5. 11:44

가을 편지

가을아! 너는 그대로인데 나만 몇 번의 가을 맞았더니

겨울에 와있어 가을 여인 인줄 알았는데 낙엽을 밟으면

우아한 가을 여인이 립스틱 짙게 바르고 흥얼대었는데

나이만 가져간 것이 아니라 모습도 가져갔어. 누가 누구게?

못된 세월이 알 수 없는 삶이 무색하게 어디로 사라졌나?

안 보여 캄캄해 어제는 햇밤을 찾아 공주로 가다 보니

길가에 크고 작은 코스모스 한때는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지금은 왜 서글프게 보이는지 네 모습에서 나를 보나 보다.

너도 가을이 한가운데로 가면 잎이 마르기 시작하겠지.

맘껏 아름다움을 보이는 너 아직은 가을 여인처럼 우아하다.

너를 보기가 쉽지가 않은데 공주까지 가는 길가를 환하게

해주니 고마워 예전이나 지금이나 세월은 많이도 갔건만

여전히 하늘대는 너를 닮고 싶지만 나는 한 물갔어

가을을 상징하는 코스모스야! 언덕에도 길가도 끝없이

펼쳐지고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빛 들판 군데군데 열매들은

붉게 익어가나 달콤한 냄새가 풍겨온다.

밤이슬에 목욕하며 여름 먼지를 벗겨내느라 아픔을

견디는 잎새들 알록달록 예쁜 가을 산아!

곱게 갈아입는 단풍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가을 산

창문을 조금 열었더니 가을 냄새가 차 안에 가득

오랜만에 가보는 공주 외곽도로가 생기어서 시간이 단축되어

한 시간에 다녀왔다 햇밤을 비닐 주머니에 다섯 봉지나

자동차 안에서부터 가을을 마셔버렸더니 안 먹어도 배불러.

철 따라 하늘과 땅이 달라지며 가을 한가운데로 오고 있나?

기온이 내려가고 있어 추우면 꽃단장으로 오겠지

가을아 네 모습이 더 이뻐지면 우리 그때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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