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
어둠이 가시고 동이 트면 풀잎 위에
동그랗게 맺힌 물방울이 반짝이는데
심술궂은 봄바람이 날려버리고 밭고랑
사이에는 달래 냉이 논에서 나면 논 나시
봄산에 오르면 취 숲속에 고사리
계곡사이 회침 솟아 나오듯이
봄은 새 생명들이 기지개를 피면서
봄처녀가 되어 가는곳마다 어여뻐라.
양지바른 논두렁에는 보라색 제비꽃
피려고 푸르게 풀처럼 솟아났고
기온은 봄인데도 바깥은 옷깃을
여미는 꽃샘추위 속에도 나무마디 마다
움튼 새싹들이 꽃필 준비하는 봄
성질급한 개나리 고개들어 햇빛을
따라가고 봄을 알리는 나무꽃부터
시작으로 거리는 꽃천지 개울물도
신이나서 졸졸 따뜻한 봄이라고 소리를
내면 봄바람이 부는대로 연분홍
꽃잎들이 나비되어 흐터지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