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
공평하지 않은 우리네 삶인가?
물 폭탄으로 시름에 겨운 사람들
시대가 함께하여 구호 물품이
먹고 자는 자리를 만들어 거처를
만들어 주었대도 당해본 이들만 알 것이다.
구질구질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흑 땅 물과 싸우며 땀방울
흘리면서도 고마운 온정에 웃음을 나누더라
어젯밤에는 시누이 부부와
삼겹살 파티 고기 굽느라
고모부가 더 많이 마시었단다.
술꾼들이 하는 소리 긴가민가
하면서도 속아주는 척하는 배려.
시누이도 웃기만 하더라.
부부 말씨름은 칼로 물 베기
설거지 마치고 떠나는 고모
집이 가까우니 불빛만 봐도 시누이가 보인다.
아침 앨범 정리하다 조카딸 어릴 때
사진이 귀여워서 카톡으로 보냈더니
외숙모 노랑 원피스 입고 계단에
앉은 사진이 외숙모네 집이에요
어디가 그렇게 멋있나 했더니 우리 집
분꽃 숲 사이사이 봉숭아 백일홍도 삐죽
손톱에 물들였던 추억도 빗물에 내리네.
허 더러 지게 피어난
이름 모를 꽃에서 보이는 향수
세월은 꽃이 되어 젊은 날
아등바등 살더니 꽃은 시들었어도
그 열매는 붉게 타고 달달 하더라
마당이 있어 뛰어놀던 추억의 주택
천둥소리와 햇빛을 구름 속에 가리니
한바탕 비가 더 오려나?
그만 와도 물먹은 땅 나뭇잎
배 터질 것 같아 멈추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여기는 보송보송한 집안
저기는 물난리 공평하지 않은 삶이네.
길가에 꽃밭 공원에도 꽃이 사람을 불렀는데
물속에 잠기고 바닥에 깔려
일어나지 못해도 사람들은 떠들고 참 공평하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