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시) 이야기 264

작은 행복

작은 행복 눈이 부신 햇살에 알알이 익어가는 빛 좋은 석류 알처럼 서로를 보듬어가며 우리를 열어갈 때 한점 부끄럼 없이 하늘을 안아 본다. 청산이 숨바꼭질할 때마다 무수한 세월 나이 숫자 해를 세나 산천은 그대로라. 임일순 시인의 가을 그대 지나시는 발자국마다 수채화 물감 뿌리면 반갑게 맞아주는 황금빛 들녘 하늘과 땅이 멀어지더니 나뭇잎이 얇아지며 알록달록 가을옷 입히려나 찬 이슬 맞으며 피어나는 들꽃 목을 들고 햇빛 가는 대로 따라가는데 더위는 달님이 가져갔나? 땀방울은 해님이 숨겨놓았나? 가을 열매 익어가고 단풍의 만개 하면 축제로 사람들은 모이고 지구가 도는 대로 햇빛은 남쪽 나라로 사람들을 부르나? 가을옷 입은 멋쟁이 희미하게 스쳐온다. 삶의 시가 되어 시간이 조여오나 잎새에 가을꽃 피려 색 바래..

가을속의 외로움<구름그림자>

구름그림자 햇빛 좋은 늦가을의 오후 고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산 위에서 피어오른다. 산 중턱에 구름이 가는 대로 한 폭의 구름그림자 생긴다. 신비스러워 감정이 넘쳐 눈을 뗄 수 없었다. 창공에 떠 있는 구름이 산하에 그림자를 남기다니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며 달리는 자동차에 몸을 맡긴 채 구름그림자 뒤로하고 줄지어 달리는 고속도로 서울 가는 짧은 여행 쓸쓸하지만 운치 있는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데 산아에 남기는 구름그림자 백설이 내릴 때면 아름다운 눈꽃이 되어 청솔은 백송이 되고 구름그림자 백송 위에 떠 있겠지 2011년 임일순 가을 속의 외로움 수정같이 맑은 하늘 한가롭게 떠가는 작은 구름 가을 햇빛 산기슭에 쉬어갈 때 오색물감 수놓은 듯 춤추는 단풍 잎새 수채화 같다. 아름다움이 짙..

가을 날에

가을날에 고운 물감 가을바람에 한 아름 앉고 찾아오더니 어느새 낙엽과 함께 쓸쓸하게 가려 하네요. 그리움과 추억 가을 이야기 남기고 저무는 가을 들녘 작은 풀잎 무서리에 쓰러져 땅바닥에 깔린 채 일어나지 못하고 고운 잎 가시기도 전에 낙엽 되어 떨어져 쌓여 지면 생명의 없는 늪지대가 되어버립니다. 높아진 늦가을 나부끼는 바람 뚫고 인도 위 지나노라면 물들다 말고 떨어지는 은행잎들 푸른 잎에서 노랑 옷으로 바꿔입으면 가을도 따라가나 봅니다. 나무꽃으로 향기는 없어도 가을꽃

가을햇빛 <난>

난 가을에 피어있는 난꽃 누굴 기다리나? 가녀린 소녀처럼 문을 열면 언제나 마음을 빼앗기는 노란 난 꽃 가을에 피어있는 꽃 가을에 주는 선물 활짝 피어있는 노란 난 꽃 어느새 공이 올라 하나둘 꽃이 피고 있었다. 이파리를 만지면 사랑으로 인사하는 난 꽃 베란다 전부를 노란색으로 물들게 하는 난 꽃 가을햇빛 밤새 내린 찬 이슬에 떨고 있는 가을 산 고운 물감 색칠하며 지나가는 얄미운 바람 푸른 잎새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 산등성이 웃고 있는 가을 햇빛 반가운 듯 끌어안고 곱게 피워내는 단풍나무 천둥소리 놀라 떨고 있네. 비바람 피해 가면 좋으련만 심술 궂은 가을비는 왜 그리 잦나.

12월 노점상

12월 노점상 한밤 두 밤 자고 보니 한해 끝 달이라 밤새 내려간 찬 기온 얼음 얼어 아침햇살 미소 띠며 녹여주고 싸늘한 날씨 목도리 장갑이 그리워진다. 거리에 세일 한다는 이름 붙이고 늘어 서 있는 노점상인들 연탄불 대신 전기장판 깔린 위에 앉아 지나는 사람 구경하라고 눈을 마주친다. 추어도 쌀까 하고 가던 길 멈추고 옷 구경하네.

젊음의 꽃

젊음의 꽃 카메라를 들고 지난날을 더듬고 싶어 앨범을 뒤적거렸다.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참 촌스러워도 아련한 지난 세월 속에 그때의 젊음이 있었다. 야외 나가서 못 부르는 노래 부르며 춤도 추고 산길을 오르면서 깔깔대던 그때의 모습이 빗이 바랜 사진첩에서 웃고 있었다. 세월이 모두를 가져간 옛날이야기 한 생에 단 한 번 피고 진다는 우리들의 추억의 꽃 지금도 그때의 꽃으로 피고 싶다.

내바람

내 바람 세상 바람 부는 대로 세월의 흐름에 묻혀서 지나왔습니다. 세찬 바람 지나면 언덕이 나오고 얼룩진 굴곡의 지난날 가슴에서 지워버리고 머물고 싶었던 자랑하고픈 그때만을 기억하렵니다. 이제는 젊음은 세월 속에 묻어놓고 산마루에 넘어가는 노을이 되었습니다. 잡을 수 없는 세월 빨리 가라 등을 떠밀고 봄인가 하였더니 산에도 들에도 푸른색이 물들어 여름을 알리네요. 내가 맞은 센바람은 오늘도 불고 있습니다. 2010 7 1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 살며시 부는 오월의 바람 가로수가 춤을 추는 우레탄이 깔린 빨간 인도 길을 지나갑니다. 한낮의 햇빛은 켑 모자를 쓰게 하고 늘어지는 초여름 사르르 졸음이 옵니다 담쟁이 이파리가 햇빛에 더 푸르고 길가에 화단에는 노랗게 물든 유채꽃 이름 모를 꽃이 만발한 오월의 정원 차들이 달리는 건널목에 잠깐 쉬어보니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20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