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시) 이야기 268

대보름

대보름 밤새 소리 없이 눈이 내렸는데 봄 안개 대지를 녹이고 겨울이긴 새파란 보리밭 먼 산에 아지랑이 자욱해도 푸른 솔은 봄을 기다립니다. 정월대보름 달은 둥글고 연 날리며 지불 놓던 어린 시절 가까운 동무 어깨 감싸고서 고운 꼬까옷 한복 입고 널뛰며 윶 놀이하던 추억이 아롱져요 달도 웃던 그리운 나의 어린 대보름 보름이지만 옛날처럼 명절은 아니어도. 달이 가장 커 보인다는 정월대보름 오래오래 기억하며 달처럼 환하게 세상을 비추어가요

가을 <해바라기>

가을비 맞고 물먹은 나뭇잎 높은 산자락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알록달록 저마다의 색을 담고 산에도 들에도 물드는 단풍 멀리 황금색이 붉게 퍼지는 노을이 산 중턱에 머물고 아래서 위로 올라가며 피던 봄꽃이 단풍으로 위에서 아래로 오름도 내림도 없는 거라 한다. 자연에서 인생의 삶이 보이고 한길을 오르고 내리면서 나이만큼 세월의 길이를 속도가 알려주고 마음은 우아한 가을 여인인 줄 알지만 노을처럼 붉게 타오른 가지각색 단풍 내려 올 때면 내리막길 조심하라 저 아래서 손짓 자세히 보니 자연이더라. 자연 이 나니까 아름답게 가꿔야지? 누가 함부로 꺾으라 했나? 뛰어서 올라가던 산이건만 한발 한발 조심하라 늙어가는 걸 자연이 알려주네. 세월이 그냥 저 혼자 간 것이 아니라 유행도 문화도 바꿔놓고 훌훌 아랑곳없이..

들국화 속삭임<관계>

들국화 속삭임 비바람 맞으며 홀로 피어난 들국화 꽃비가 내리더니 가지각색으로 들에 피어났네. 연보라색으로 언덕에도 바위틈에도 가꾸지 않았어도 혼자 아픔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이라 찡하는 마음 시선은 꽃을 따라가네. 바람이 부는 대로 짙게 풍기는 들국화 향기 앙상한 가지에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 때면 겨울이 찾아오고 아쉬운 시간은 머무르지 않고 빨리 가라 등 떠밀 때 오고 가는 들국화 이야기 텁텁한 향기되어 떠나려나? 차가운 바람결에 옷깃을 여미고 그렇게 한 사람이 떨고 섰는데 내년에 다시 피어줄게 들국화는 속삭입니다. 임일순 관계 내봄은 언덕을 넘어오는 봄바람 앙상한 가지마다 눈 트는데 보얀 아지랑이 강물 위에 내리면 또 하나의 봄을 물속에 품었더라. 햇빛이고 새싹들이 앙증맞게 땅 위를 기어 나오면 풀잎인지..

뒹구는 낙엽 <11월의 중반에서>

11월의 중반에서 가을밤 이슬 내려 촉촉하게 젖은 채 초록 향기 풍겨주던 그대 서리 맞은 갈색 낙엽 썰렁한 나뭇가지 매달려 찬바람 스칠 때 움 추리다 이파리 부디 치며 끌어 앉는 낙엽 소리 창공에 떠가는 구름도 그대 지켜주지 못하고 힘없이 떨어져 숨 멎은 갈색 잎 채이고 밟혀서 늪에 빠져 한 생명 허무하게 가는 그대 낙엽 피고 지고 가는 그대 낙엽 이련가? 2010 11 6 11월의 중반에서 맑은 하늘 아래 갈색 옷으로 갈아입은 산아 고운 자태는 추억으로 남기고 세상 바람이 등을 밀어내는 대로 따라가며 어른 애들 생각은 달라도 유행하는 세상에 묻혀 떠들면서 늦가을 다 거두어가 마음 까지 텅 비어 아쉬움만 가득하다. 때가 되면 보내고 맞이하며 비워야 채워진다는 것을 알게 하였다. 겨울로 가는 가을의 끝자락..

작은 행복

작은 행복 눈이 부신 햇살에 알알이 익어가는 빛 좋은 석류 알처럼 서로를 보듬어가며 우리를 열어갈 때 한점 부끄럼 없이 하늘을 안아 본다. 청산이 숨바꼭질할 때마다 무수한 세월 나이 숫자 해를 세나 산천은 그대로라. 임일순 시인의 가을 그대 지나시는 발자국마다 수채화 물감 뿌리면 반갑게 맞아주는 황금빛 들녘 하늘과 땅이 멀어지더니 나뭇잎이 얇아지며 알록달록 가을옷 입히려나 찬 이슬 맞으며 피어나는 들꽃 목을 들고 햇빛 가는 대로 따라가는데 더위는 달님이 가져갔나? 땀방울은 해님이 숨겨놓았나? 가을 열매 익어가고 단풍의 만개 하면 축제로 사람들은 모이고 지구가 도는 대로 햇빛은 남쪽 나라로 사람들을 부르나? 가을옷 입은 멋쟁이 희미하게 스쳐온다. 삶의 시가 되어 시간이 조여오나 잎새에 가을꽃 피려 색 바래..

가을속의 외로움<구름그림자>

구름그림자 햇빛 좋은 늦가을의 오후 고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산 위에서 피어오른다. 산 중턱에 구름이 가는 대로 한 폭의 구름그림자 생긴다. 신비스러워 감정이 넘쳐 눈을 뗄 수 없었다. 창공에 떠 있는 구름이 산하에 그림자를 남기다니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며 달리는 자동차에 몸을 맡긴 채 구름그림자 뒤로하고 줄지어 달리는 고속도로 서울 가는 짧은 여행 쓸쓸하지만 운치 있는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데 산아에 남기는 구름그림자 백설이 내릴 때면 아름다운 눈꽃이 되어 청솔은 백송이 되고 구름그림자 백송 위에 떠 있겠지 2011년 임일순 가을 속의 외로움 수정같이 맑은 하늘 한가롭게 떠가는 작은 구름 가을 햇빛 산기슭에 쉬어갈 때 오색물감 수놓은 듯 춤추는 단풍 잎새 수채화 같다. 아름다움이 짙..

가을 날에

가을날에 고운 물감 가을바람에 한 아름 앉고 찾아오더니 어느새 낙엽과 함께 쓸쓸하게 가려 하네요. 그리움과 추억 가을 이야기 남기고 저무는 가을 들녘 작은 풀잎 무서리에 쓰러져 땅바닥에 깔린 채 일어나지 못하고 고운 잎 가시기도 전에 낙엽 되어 떨어져 쌓여 지면 생명의 없는 늪지대가 되어버립니다. 높아진 늦가을 나부끼는 바람 뚫고 인도 위 지나노라면 물들다 말고 떨어지는 은행잎들 푸른 잎에서 노랑 옷으로 바꿔입으면 가을도 따라가나 봅니다. 나무꽃으로 향기는 없어도 가을꽃

가을햇빛 <난>

난 가을에 피어있는 난꽃 누굴 기다리나? 가녀린 소녀처럼 문을 열면 언제나 마음을 빼앗기는 노란 난 꽃 가을에 피어있는 꽃 가을에 주는 선물 활짝 피어있는 노란 난 꽃 어느새 공이 올라 하나둘 꽃이 피고 있었다. 이파리를 만지면 사랑으로 인사하는 난 꽃 베란다 전부를 노란색으로 물들게 하는 난 꽃 가을햇빛 밤새 내린 찬 이슬에 떨고 있는 가을 산 고운 물감 색칠하며 지나가는 얄미운 바람 푸른 잎새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 산등성이 웃고 있는 가을 햇빛 반가운 듯 끌어안고 곱게 피워내는 단풍나무 천둥소리 놀라 떨고 있네. 비바람 피해 가면 좋으련만 심술 궂은 가을비는 왜 그리 잦나.

12월 노점상

12월 노점상 한밤 두 밤 자고 보니 한해 끝 달이라 밤새 내려간 찬 기온 얼음 얼어 아침햇살 미소 띠며 녹여주고 싸늘한 날씨 목도리 장갑이 그리워진다. 거리에 세일 한다는 이름 붙이고 늘어 서 있는 노점상인들 연탄불 대신 전기장판 깔린 위에 앉아 지나는 사람 구경하라고 눈을 마주친다. 추어도 쌀까 하고 가던 길 멈추고 옷 구경하네.

젊음의 꽃

젊음의 꽃 카메라를 들고 지난날을 더듬고 싶어 앨범을 뒤적거렸다.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참 촌스러워도 아련한 지난 세월 속에 그때의 젊음이 있었다. 야외 나가서 못 부르는 노래 부르며 춤도 추고 산길을 오르면서 깔깔대던 그때의 모습이 빗이 바랜 사진첩에서 웃고 있었다. 세월이 모두를 가져간 옛날이야기 한 생에 단 한 번 피고 진다는 우리들의 추억의 꽃 지금도 그때의 꽃으로 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