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나의 이야기 184

편한 사람

편한 사람 만나기 전부터 가슴이 설레는 것은 사랑일까요. 우정일까요 만족한 것은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습니다 가장 만만하지만 기쁠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생각이 한곳을 바라보고 싶은 사람 다른 이에게 크지만 내게는 가장 작은 사람이 되어 주고 초라한 모습도 아름답게 보아주는 사람 자신과 어울리지 않아도 늘 예쁘다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 눈빛만 보아도 이젠 마음 까지 알 수 있는 세월이 만들어준 사람 허물없이 말을 해도 이해하며 잘못된 말을 해도 심성 착해서 뭐든지 이해하고 짜증도 받아주는 편한 사람입니다. 편한 사람 슬플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그런 사람이 기쁠 때도 제일 먼저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어두운 하늘에 반짝이는 별도 아..

추억은 아름다워라

추억은 아름다워라. 오래전에 눈 내린 설날 하얀 눈이 언 신작로에 연두색 외투 주홍색 한복은 설날을 혼자 보내는 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외투를 걸쳐 입고 뽀득뽀득 하얗게 쌓인 눈 위를 걸어가는 재미에 푹 빠졌는데 익살스럽게 반짝이는 햇빛이 더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아침 일찍 새 배 가는지 눈과 눈이 마주쳤던 사람 수줍어서 고개 숙이고 떨리는 가슴은 콩당 콩당 그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이었습니다. 임일순

삶의 노래

삶의 노래 마음이 만든 삶의 노래 생각속에 노래가 되어 매일 잠을 자면서도 같은 꿈을 꾸지 않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줄 알았는데 틀린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즐겁고 어떤 날은 슬프고 웃으면서 아파하면서 걸어온 젊은 그때는 나의 노래가 되어 혼자만 비바람 속에 젖어 우산 없이 걷는 줄 알았는데 한참 후에 단비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비를 맞아 물방울 맺힌 꽃이 더 예뻤고 바람에 꽃잎이 날리면 거리가 꽃밭이었습니다. 나이 수대로 계절이 바뀌듯이 세월 따라 마음도 바뀌지만 삶의 진리만은 그 자리였습니다. 덧없이 가는 세월과 함께 빛바랜 입새에도 꽃이 피고 무지개로 물들은 삶의 노래였습니다. 2007 임일순

하얀꽃

하얀꽃 겨울에 내린 눈은 낭만이 있어 더 아름다웠습니다. 녹지 말고 쌓여있으면 좋겠어요. 눈이 오는 날에는 모습이나 나이를 잠깐 잃어버려요 긴 밤잠만 자는 게 아니고 희미하게 젖어 드는 지저분한 꿈이었지만 그리운 얼굴들이었습니다. 창가에 비치는 부지런한 이들의 불빛 속에 미안해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네요. 거실에서 잠만 자는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새벽잠이 없나 봐요. 아침밥을 챙겨주는 그이 식탁에 앉아서 보니 세월이 혼자 가지 않고 인생도 손잡고 갔네요. 물론 마음만은 청춘인데 나도 몰래 눈물이 핑 도네요. 2012년 임일순

세상과 타협<돌고돌아가는 원형>

돌고 돌아가는 원형 한바탕 거센 바람이 불고 간 자리 잔잔한 바람으로 내 인생에 힘겨운 날을 잠재워주고 웃을 수 있는 나의 통로는 가까운 사람과의 만남이었다. 슬퍼서 울던 눈물도 짓이겨진 가슴앓이도 세월 이 흘러간 자리는 모두 지우고 가더라. 높고 넓은 하늘도 비바람과 구름과 햇빛이 동반하듯이 마음에서 만든 또 다른 내 삶이 연속되며 행복이란 함께 누릴 때 더 큰 기쁨이 되더라. 바람이 불어도 꽃은 피고 꽃이 떨어진 자리에는 열매가 맺더라. 지구가 둥글듯이 세상도 돌아가며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원형이더라. 세상과 타협 한 모습만 보면서 평가하며 내 생각에 맞추지 않게 하소서. 이익을 위해 마음이 흔들려도 자기 양심을 지키려는 이들이 세상의 빛 정의 앞에 침묵하지 말고 옳은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나의 봄 <사랑의 끈>

나의 봄 내가 살던 곳은 아파트 창문을 열면 산과 들이 보이고 길목을 지나 거리로 나서면 작은 다리 아래로 물이 흐르고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정다운 곳이었습니다. 우레탄이 깔린 빨간 인도 가에 가로수가 은행나무며 봄이 왔다고 마디마다 푸른 싹이 돋아납니다. 주말 주일이면 봄볕은 놀러 나오라고 부르고 가벼운 봄옷이 어울리는 걸 보니 내 마음은 이미 봄이 왔습니다. 수없이 해마다 더 나은 봄은 내게 찾아오지만 봄은 늘 설레게 하는 것 같아요. 새로운 날을 시작하는 봄이라 봄 치장을 하면서 이미 내 맘에 봄은 또 찾아왔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봄은 내게 찾아오려나. 사랑의 끈 눈빛만 보아도 설레던 가슴은 사랑이 담긴 마음이며 목소리만 들어도 온통 세상은 그대였습니다. 젊은 청춘은 그때의 꿈이 있었고 세상의 유행..

삶의 일기

삶의 일기 그때나 지금이나 빵만 가지고 살 수 없듯이 달콤한 말은 경계해야 하니 사랑은 현실이 되고 가정은 책임이 앞에 있더라. 높은 언덕이 내일이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면서 질러가는 골목길 뚝 길 사잇길을 가다 보면 포장한 도로가 나와 지쳐서 쉬어보니 두 다리 미안할 정도로 참 많이 걷고 험난한 삶을 살았더라. 어떤 때는 꽃이 피고 지며 웃고 울고 싸우고 별별 꼴을 다 보며 그 시절의 유행이 세내 되어 시대를 앞서 가는척했지 모습에서 자유는 안보이고 나도 모르게 서서히 물들어있더라. 부족했으니 부끄럽고 미안했던 그 세월이 나의 시대기에 지금은 추억의 한 폐지가 되어 삶의 일기가 되었더라. 그때나 지금이나 이익 때문에 배신을 배웠고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는 꽃처럼 살아온 삶이었다. 2012 8

그때 그시절

그때 그 시절 살다 보면 문득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시절 눈 오는 거리도 함께 거닐고 봄이면 꽃이 피는 그 아름다움도 함께 보고 바람 불 때마다 흩날리던 긴 머리 예쁜 사람이라 믿고 싶었지만 안 그런 척 내숭을 떨면서 그래야 더 멋지게 보일 거라고 그때의 허영심에 도취 되어 나를 잃어버린 시간 들 하늘에 구름이 떠가도 그림을 그리는 것 같고 비가 와도 꽃을 피우려 적셔준다고 마음 까지 꽃피던 그때 하루가 갈 때마다 세월을 만들고 언제 그렇게 시간은 가버렸는지 친구들이 하나둘 할머니가 되어가네요. 그래도 마음은 늙지 않고 나 젊은 그때의 추억이 아쉽지만 웃게 합니다. 바람같이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많아지고 새로운 인연이 되어 내 곁에 머물러 있어도 세월을 함께 보낸 사람들이..

봄의 문턱

봄은 이미 시작되어 추운 겨울을 벗어나고 봄볕에 제일 먼저 양지바른 곳은 새싹이 움트고 있습니다. 두꺼운 옷이 탁해 보이고 버버리가 어울리는 초봄 거울을 보면서 봄 단장을 하고 싶어 파마하려고 미장원에 갔습니다. 나에게는 봄 단장이 신체의 일부분 머리지만 열 가지 흉을 다 가린다고 머리만 변하여도 10년은 젊어 보였습니다. 서비스 시대라고 친절한 언니들 이모들 삼촌들 손끝이 예술이라 너무 고마웠고 제일 먼저 봄을 타는 곳이 미장원인 것 같았어요. 이미 그곳에는 봄이 찾아오고 있었어요. 2012년 봄날 임일순

허무한 존제

허무한 존제 어느 날 불청객이 찾아와 때린 매에 건강은 잃은 채 한 사람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생의 목표가 타협으로 바뀌어 가고 주어지는 생활 비켜 갈 수 없는 삶의 굴레 속에 자기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악써봤지만 이기지 못한 체 포기를 배우면서 처음 자신을 사랑한다며 끌어 않았다. 아 이것이 인생이었던가? 세월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바람 따라 구름은 서쪽 하늘로 가고 있더라. 오늘도 내일도 밤과 낮이 교차하면서 존재의 할머니는 새로운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