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봄
봄아! 땅속이 꿈틀대며
봄은 살짝이 숨어 왔나?
산유화 매화가 수줍게 한들거리네.
바이러스와 사우다 보니
봄아! 네가 오는 줄 몰랐어.
어쩌다 보니 나무마다 꽃망울 맺고
성질 급한 애들은 활짝 피어
꽃천지를 만들었어.
해마다 아지랑이 속에 오던 봄날이
올해는 사나운 바람 불고 마음은 시려
꽃은 피어도 봄은 멀리 있고
마음은 춥기만 한 가봐.
봄아! 연두색 치마 땅을 덮고
세상은 분홍색 꽃바람 불어줘. 2020년 3월에
내봄
겨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데
봄이라고 가만히 들어보면
사방에서 꽃피는 소리 창문밖에 보이는
아파트 둘레 작은 언덕에 새 풀이
앙증맞게 흑과 노는 봄
길거리 노점상에는 긴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골파
흑 속에서 하얀 뿌리 벗기는 대로
내 손은 봄을 만지고 다듬다 보니
울면서 봄을 먹었나 봄 냄새가 풀풀 나네.
어둠이 내려오나 회색빛 하늘인데 기온은 따뜻한 봄 2020 3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