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 1414

소리

소리 보이지 않아도 빗소리 자동차 시동거는 소리 물 튀기는 소리 솔잎이 비바람에 시달려 축 늘어져 있는데 아직 그치지 않고 쏟아붓니 난 더 얻어맞아야 하나? 처량하게 보이는 솔잎에 맺힌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새대가리라더니 번하다고 깨어나는 이름 모를 새소리 푸닥거리며 빗물터느라 날게 짓 이리저리 젖지 않은 나무찾아 망사 날개달고 이사해서 울어대는 매미 소리 덜컹대어 가만히 들어보니 두런두런 사람 소리가. 2020 7

여름일지

여름 일지 울퉁불퉁 꼬부라진 골목 길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 들풀 색은 다르지만 풀향기 꽃향기 저마다의 향기가 다르지만 상큼한 여름날의 향기 갖가지 열매들은 자두 복숭아 풋사과가 햇빛을 기다리지만 날마다 장마와 노는 여름 애들 새소리 매미 소리 여름의 한가운데서 더위와 시름 하지만 망사 날게 짓으로 바람을 내며 신나게 이사하는 매미들의 계절 새들도 덩달아 번하니 장마가 간다며 하늘 위로 날아간다. 여름일지 장마가 수로를 덮고 맑은 물이 흑탕물로 흘러가도 물먹은 신록들은 비바람에 시달려 축 늘어졌더니 번하게 비춰주는 햇빛이 보고 싶어 하늘을 처다 보네. 여름일지 더워야 여름이지 더위를 피한다고 피서라면 계곡이나 바다로 집을 떠나 여름 여행 머리 식힌다고 해외까지 갔는데 붕 떠 설레면서 아이들은 여름을 ..

별꼴

별꼴 시대를 따라온 나는 옛날 이야기가 되어 별꼴을 다 보고 살아온 시간이다. 사나운 사람 보면 무서워서 말도 섞이기 싫었고 산에 가서 나물 캐면 악을 써봐도 바구니를 못 채우니 남부끄럽더라. 늦은 봄날에 바다로 조개 잡으러 갔는데 완전무장을 한 아줌마들 궁둥이에 동그란 빨강 방석 걸고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우스워서 나를 보니 그런 거 없고 썬 크림도 안 바르고 화장은 바닷물 보라고 하였나? 생각하니 참 한심한 나의 젊은 날 별별 꼴을 다본 이야기다. 2015 4월

무한과 유한

무한과 유한 삼팔선이 재수가 없으면 북한 사람 재수 좋으면 남한사람 어린이가 이 땅에 태어날 수 있는 것은 타고난 복 자유 권리 공평으로 만들어가는 희망의 나라 빈부의 차이는 있어도 이곳에 태어난 행운아 억압받지 않는 삶을 만들어주자. 남의 나라 식민지로 전쟁의 아픔을 겪은 세대들 그들의 희생이 이런 세상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주춧돌이 되어 복된 요즘사람들이 누리더라. 그들은 자유를 보장받지 못했어도 억압받지 않게 아이들에게 꿈나무를 심어주어. 어린이가 커가면서 청년이 되고 선진국이라 하던 나라들이 내 나라에 살고 싶어 하니 이 살아있는 것 들은 영원한 것 없더라. 유한의 세상을 살며 잘난 척하지만 무한의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 빛과 소금 역할 하는 이들 보이지 않는 무한 이 유한 을 끌고 가더라.

바이러스

바이러스 밤새 빗소리 아침까지 화난 듯이 쏟아지는 빗소리 창문을 못 열어놓으니 에어컨 돌리며 눅눅한 것을 걷어봅니다 칠월 말 팔월 초 피서 절정기인데 바다를 들어가는 입구에서 열 체크하고 검열하니 방역이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피서가 방 콕으로 에어컨 틀고 유투부 피서 돈 안 드는 핑계로. 바이러스 먹는 건 해결되었다 하지만 양보다는 질을 먼저 따지는데 질은 사는 곳을 따지는 이상한 나라를 천박한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있더라 백의 천사들이 건강을 지켜주는데 나쁜 이들이 정신까지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가 곳곳에서 날뛰어 슬픕니다. 해 구경 한지가 한참이라 밤중에 별이 떠 날이 들었나 했더니 아직 화가 안 풀렸나 봅니다. 건강을 해치는 바이러스 말고도 더 못된 바이러스가 나라를 혼탁하게 하니 하늘이 화가 나..

한때

한때 미운 정 없으면 사랑이 아니더라. 잔소리는 관심이고 미움도 관심이기에 금방 풀어지나 보더라. 명태 눈이 되어 들떠있던 풋사랑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거리감은 믿음으로 가까워졌고 활활 타는 장작불이 아니더라도 오래가는 군불이 되어 사랑은 함께 미움을 고운정으로 바꾸어 가꾸는 식물이더라. 젊음도 청춘도 해와 구름이 가는 대로 따라가며 비바람 속을 빠져나오니 푸른색을 내던 세상 풀은 단풍이 들어 갈잎으로 나부끼고 한때의 청춘 젊음이 오늘을 이어가며 변해가는 디지털에 맞춰사는 세대들 사랑도 한때 정도 한때 세월도 한때 웃음도 한때 아픔도 한때 그 한때는 믿음이 되어 생각도 하나가 되었더라 별꼴을 다 보고 부끄러운 삶이지만 아쉬운 옛날이야기로 남기면서 또 다른 세월 속에 가고 있는 한때의 세대.

개근상

개근상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은 생활이 학교 가는 거였는데 공부상은 어려우니까 개근상이라도 상장을 받고 싶었는데 친구 그네를 밀어주다 넘어져 그네 바퀴 나사에다 뒤통수를 갈 켰다. 그때는 몰랐는데 밤새 열이 나더니 목에 종기가 생기어 병원도 멀 은 시골애는 버스 타고 10km되 는 병원 가서 목 수술했다. 그때는 심지를 박아 염증을 막던 시대 6년 개근상은 물거품이 되었더라. 날마다 병원 가면서 15일 동안 결석을 했으니. 지금도 목에는 두두룩한 흠이 나 있다. 요즘 의술이라면 별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 무서웠던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상복이 없던 애였나 개근상이 날 라가 버렸더라. 그 후로 버릇되어 손이 자꾸 목을 만지게 되었고 지금은 죽었겠지만 늙은 의사 이름만 남았더라 별일 없는..

모기와 전쟁 <미안합니다>

모기와 전쟁 모기와 전쟁하다 이길 수 없어 홈키파를 사용하니 앵하는 소리 사라져서 죽은 줄만 알았는데 불을 켜보니 한밤중에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모기 천장에 찰 딱 붙어 있더라. 바깥세상은 살 가지 늑대가 설쳐대도 나는 꿈꾸며 단잠을 자는데 여름밤 모기는 잠까지 빼앗아가는 불청객인가? 소리만 나도 온몸이 오싹 잠을 못 잔다. 밖에서 소리 지르며 싸움을 해도 너희들은 실컷 싸워라. 아이고 술이 원수구나! 관심 없이 잠자는데 모기 한 놈 앵앵대는 소리 듣기 싫어 이불을 푹 뒤집어썼더니 이불 안에서 앵앵 대어 이불을 차버렸다. 그랬더니 모기도 놀랐는지 밖으로 내뺐나 소리가 없어 마음놓고 잠자고 밝은 날 보니까 여기저기 한 놈이 아니라 여러 놈이 죽어있더라. 앵앵대던 한놈 은 놀라서 도망갔더라. 아유 징거러워 ..

여름일기

여름 일기 장마인 줄 모르고 비닐우산에 여름비는 짓궂게 적시던 날 골목마다 쌓인 비는 수로를 넘쳐나 위로 성난 듯이 거품을 내고 남들은 언니 오빠가 우산을 들고 우비를 가지고 교문밖에서 기다리는데 한 꼬마는 곤색 우비를 쓰고 비를 철철 맞고 신작로를 걸어가는데 몰아치는 빗줄기 얼굴을 때리고 돌아서서 뒷걸음으로 걷는 딱한 학생 포장이 안 된 신작로는 빗줄기에 먼지 물은 다리에 뛰기고 왜 그리 꼬마에게는 집이 멀었는지 고무 신 이 젖어 맨발 속에 물이 하나고여 질컥거렸던 그 어린 학생이 누구일까? 나의 어린 비 오는 날의 여름 일기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어릴 때가 생각난다.

아이들

개근상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은 생활이 학교 가는 거였는데 공부상은 어려우니까 개근상이라도 상장을 받고 싶었는데 친구 그네를 밀어주다 넘어져 그네 바퀴 나사에다 뒤통수를 갈 켰다. 그때는 몰랐는데 밤새 열이 나더니 목에 종기가 생기어 병원도 멀 은 시골애는 버스 타고 10km되 는 병원 가서 목 수술했다. 그때는 심지를 박아 염증을 막던 시대 6년 개근상은 물거품이 되었더라. 날마다 병원 가면서 15일 동안 결석을 했으니. 지금도 목에는 두두룩한 흠이 나 있다. 요즘 의술이라면 별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 무서웠던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상복이 없던 애였나 개근상이 날 라가 버렸더라. 그 후로 버릇되어 손이 자꾸 목을 만지게 되었고 지금은 죽었겠지만 늙은 의사 이름만 남았더라 별일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