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에서
내자리 음악이 울려 퍼진다. 원광대병원에 두 달에 한 번씩 가는 날이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시야는 나무가 움직이고 들을 지나다 보니 쓸쓸한 빈 벌판에 파란 싹이 돋아난다. 보리다. 보리 싹이 들을 덮어 파란 봄을 기다리고 있다. 연약한 보리가 강추위에 하얀 눈 속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내 보리인가? 겨울을 이기고 푸른 밭에는 뿌리가 튼튼하여 그 안에서 싹을 만들고 있다. 자연은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시들고 낙엽이 되고 다시 파란 싹으로 봄을 맞이한다. 자연과 공존하며 바뀌어 가는 자연계에 의지하고 나를 달래보면서, 내 자리 익숙해진 차 안에 젊음도 현실도 녹아 내고 있다, 목표가 같기에 세상이 되어 함께 꿈을 꾸며 화려하지는 않아도 지우고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있었다. 거친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