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다시는 열어보기 싫은 아픈 상처는
시간이 가는 대로 또렸이 남아 젖은 가슴을 얼리고
세월이 약이라는 거 위로가 된 줄 알았는데?
슬픔과 기쁨을 비교해보는 버릇이 생기더라.
시간과 생각이 많아져 또다시
삶의 숙제를 하고 있나?
풀리지 않는 답인데 보이지 않는 미래를
쓸데없이 왜 걱정하지 나이 먹으면
걱정도 사서 한다고 ㅎㅎ
수없이 지는 해는 떠오르는 새날 새봄
새 시간 앞에 또 다시 나를 세운다.
뛰어다니게 바빴던 그때가 청춘 이었음을
낭만도 설렘도 내리고 소리 없이
삶은 돌아가는 시간 속에 잠시
행복을 그리며 뒹굴뒹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또 하루를 채워 가나?
조용한 내 시간 유일한 책과 스마트폰 그 속에
매달려 묻혀 보낼 수 있는 일과가 있기에
쓸데없는 생각이 잔말로 밀어 넣고 농담인 척 웃으며
할 일 없으니 카드 쓴거 계산하고
숫자의 반복을 하며 머리 굴려본다.
새날 새 시간이 새봄을 만들고 또 하루가 지나면
어제와 다른 새날 새 시간 그렇게
참 많은 것들이 새 시간은 주어졌지만
심오하고 감추어진 것들이 응어리로 남아
너저분한 게 가슴속을 메웠나 답답하다.
숨을 쉬고 있기에 여전히
새날 새 시간이 주어지는데 봄날에 임일순
선의 거짓말이라고?
거짓말이 약도 되는걸 나한테 배웠나 ?
나도 나한테 놀랐으니
선의라도 거짓말을 하다 보면 믿음이 없어지고
늑대소년이 된다지만 거짓말이라도
속아주는 이는 배려인가 속아주는 척 하는 건가?
맨날 사무적인 얘기로 진실만 얘기하면
재미없어 숨이 막히는 세상을 살기에 더러는
피해 안가는 거짓말도 양념이 되고
아픈 이에게 약도 되 나봐.
4월 1일 그전에는 거짓말 하는 날이라고 했는데
나도 나한테 깜짝 놀랐다.
배운 이에게 무식한 이 말을 써도 웃지만
안 배운 이에게 무식하다 하면 화내듯이
뚱뚱한 아들에게 영상통화로 너 살 빠져서 보기 좋아
하고 보니 그날이 거짓말하는 만우절 날이었다.
아마 거울을 더 많이 보면서 운동하고 굶을 것 같다.
그럼 무심코 던진 내 말이 다이어트 도운 거네.
때론 거짓말이 약이 되기도 하는구나. 임일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