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 전쟁
모기와 전쟁하다 이길 수 없어
홈키파를 사용하니 앵하는 소리 사라져서
죽은 줄만 알았는데 불을 켜보니
한밤중에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모기 천장에 찰 딱 붙어 있더라.
바깥세상은 살 가지 늑대가 설쳐대도
나는 꿈꾸며 단잠을 자는데
여름밤 모기는 잠까지 빼앗아가는 불청객인가?
소리만 나도 온몸이 오싹 잠을 못 잔다.
밖에서 소리 지르며 싸움을 해도
너희들은 실컷 싸워라. 아이고 술이 원수구나!
관심 없이 잠자는데 모기 한 놈 앵앵대는 소리
듣기 싫어 이불을 푹 뒤집어썼더니
이불 안에서 앵앵 대어 이불을 차버렸다.
그랬더니 모기도 놀랐는지 밖으로 내뺐나
소리가 없어 마음놓고 잠자고 밝은 날 보니까
여기저기 한 놈이 아니라 여러 놈이 죽어있더라.
앵앵대던 한놈 은 놀라서 도망갔더라.
아유 징거러워 죽은 모기를 보니 오장이 서늘해졌다.
다시는 저녁이면 현관문을 안 열어야지
장마가 지니 모기가 집안으로 피신 오나?
내 탓도 모기 탓도 아닌
생존 싸움하는 모기와의 전쟁이었다.
미안합니다.
남편과 한 침대에 잘 때는
내 다리가 가려우면 박박 긁어
시원해서 더 세게 긁었더니
아프다고 왜 남의 다리 긁냐고 해서
깜짝 놀라 불을 켜보니
남편 다리가 빨간 손톱자국이 미안했다.
미우면 말로 하지?
왜 이렇게 다리에 상처 내나 해서
진심이 아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다리인지 남편 다리인지
몰라서 웃었지만 미안한 맘이었다.
살던 곳으로 이사와 따로따로 방을 쓰니
저녁이면 잘자 인사하는 우리가 되었더라.
눈빛만 봐도 마음을 다 아는 남편
속이 보이니까 편한 마음
세상에서 만만한 남편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하늘도 되더라.
가려웠던 다리가 남편과
거리감 만들어 주었더라 2020 여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