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시) 이야기

가지마

우리들 이야기 2020. 10. 12. 17:36

 

가지 마!

네가 가면 나도 가야 해 머가 급하다고

달음질치는지 물들다 말고 그 자리서 멈추어라.

가을 준비하기 전에 산꼭대기서는

급하다고 꽃을 피우며 놀러 오라는데 싫어

너를 보면 내가 보이지만 너는 고운데

나만 이상해졌어.

이런 마음 하늘이 알고 있는지 한 방울씩 떨어지는 눈물

낮의 길이가 짧아졌어도 풋풋하고 칙칙한 갈색 나무에

베인 향기는 아름다움과 허무가 섞여진 가을 냄새

푹푹 찌던 여름은 멀어져가고 고운 햇빛 아래 뜨거움이

남아있는 한낮이 아닌 저녁 무렵 여기저기 시들어가는

풀잎에서 또 하나의 내가 보이고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삶과 죽음 가을이 깊어가면 맘껏 물들인 모습을 남기고

갈색 옷으로 바꿔입으면 사람들도 겨울로 가듯이

이것이 인생이구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한 치 앞도 안 보이니 누리며 사는데 준비하라고

가을아 네 모습 보여주는데 멈추어라.

모습은 너의 시들은 이파리를 닮았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 이거던 그러니 너를 따라갈 날이 멀었어.

급히 가는 너를 치맛자락 잡고 그냥 너와

몇 번을 더 만났으면 더디 가기를 바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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