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나의 이야기

작은 꽃

우리들 이야기 2020. 10. 13. 17:00

 

작은 꽃

쌍둥이 집처럼 두 채가 나란히 서 있는데

대문 앞에는 키 작은 연보라색 앉은뱅이

꽃이 금잔디라 해서 두리번두리번 금 찾으려

하였는데 보라색 꽃말이 금잔디였다.

너를 보기 위해 나는 고개를 숙였고

너는 나에게 키 크면 싱겁기에 나는 다 큰 것이

여기까지야! 하지만 예쁘지?

꽃피었다 오므리며 물어보는 것 같았다.

꺾지 말고 더 보아달라고 그 옆에 채송화가

수줍게 웃으면서 금잔디에 가리었지만 색색이

알록달록 더 이쁜 채송화꽃이었다.

금잔디와 다른 것 같지만 같은 꽃이고

앉은뱅이 꽃이 닮았더라.

바닥에 깔려 멀리 서도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데

이런 말이 생각난다. 키 크면 싱겁다며.

속은 안 차고 것은 크다면 그럼 너는 키 작은

꽃이지만 속이 톡 찼다고 너한테 인생이 보인다.

너나 사람이나 햇빛은 똑같이 머리를 감싸 주고

너의 요염이 나를 고개 숙이게 하였어.

비가 오나 안 오나 한결같이 이슬 먹고 자라는

키 작은 앉은뱅이 꽃

작은 꽃 안에서 인생이 보이고 인생은 속이

안 찬 더벙이 너와 놀려면 네 앞에서 무릎 꿇고

고개 숙여야 하는데 싸움에서 지면 고개

숙인다는데 나는 너희 매력에 고개 숙이고 말았어.

 


반딧불

모기의 서식지 모깃불이 메카 했지만

반딧불은 숲 풀을 쉬면서 날던 여름밤
더웠지만 그때의 시절이 추억이 될 줄이야

밀 때 방석을 마당에 깔고 캄캄한 밤하늘

보노라면 유난히 그때의 별들은 반짝이었지

축축해서 일어나보면 밤이슬이

비 맞은 것처럼 그래도 그냥 별과 놀았으니

그 옆에 반딧불이 자고 있었는데

그때 그 아이가 부럽다.

 

꽃이 되고 싶다

꽃 이름 따라 향기가 달라도 꽃향기 듯

엄마 이름은 달라도 엄마는 꽃이더라.

벌과 나비 꽃잎에 놀면 꽃 수술이 내두르며

꿀 먹으라 하는데 미련한 벌 나비

꽃 마음 모르듯 꽃 닮은 엄마 마음

자식은 몰라도 엄마는 자식 마음 다 안다.

그래서 자식 3을 키면 반 의사 된다지.

엄마라는 이름은 여자기 전에 꽃 닮은 엄마

 

들국화

들국화야 가을에 피려니 밤에는 춥고 아침은

찬 이슬에 목욕하며 속상하고 허전

하지만 마지막 이쁜 모습 주려는데 올해는 빨리가네.

네가 가면 세상은 추어지고 가득했던 들녘은

다 거두어가 쓸쓸함 만 감돌아 그래서

밤마다 조금씩 울다 속상하면 된서리로

가을밤은 깊어 가나 봐.

아직은 가을의 한가운데 보이는 곳마다

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니 너에게서 봄을 보았어.

봄에는 얼굴에서 피지만 가을은

잎에서 피우니 가을꽃이라 하고 싶어.

게으른 나뭇잎 물들 생각 안 하는데

성질 급한 애들 시집가는 여자처럼 예쁘지만

가을 보내기가 싫다고 잎이 말라지며 빛바랜 서광

햇빛과 놀고 있던 일산 호수 늦가을의

넘어가는 햇빛이 호수를 품고 있었는데

가을은 추억을 남기고 간다지만 그리움이 섞여있어

들국화 그림도 그리움으로 밀려와.

 

 

꽃말

사는 만큼 꽃 이름도 알 듯 모를 듯

알송 달송 하지만 하얀 꽃은 싸리 꽃 배꽃

목련 이팝 아카시아 잃어버린 꽃들이

오래 묶은 장맛이 달 듯 오랜 친구가

좋은 것은 마음을 아니까 신품종이 남발해도

우리의 어릴 때부터 익숙한 정겨운 꽃 이름

마당 가에는 꽃밭이 사람을 부르고

여름이면 여름 향기 가을이면 가을 향기가

마당 안에서부터 사람을 불렀는데

담 밑에 우리 꽃밭에는 봉숭아 백일홍 분꽃

이른 여름에는 넝쿨 장미 담을 감싸기도

하였는데 가을이면 들국화 모진

비바람과 싸우며 피어났기에 더 애틋한

우리의 정겨운 이름을 가진 꽃말 내가 지으련다.

세월이 가도 나를 잊지 말라고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기다려 달라고.

 

내 꽃

이름을 붓 치면 다 내 꽃이더라.

꽃마다 아름다워도 사연이 있으니까

이유 없는 삶이 없고 이름을

만드는 대로 말이 되어도 꽃과의

전쟁은 없기에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 같아

필 때를 알고 피는 꽃이 없듯이

너나 나나 거기서 거기지만 너는 내년이면

다시 아름답겠지만 나는 속상해. 

내일이 안 보이는 세상에서 넘어 지었으니

누가 꽃보다 사람이라고 하였던가?

긴긴 시간 들 내 생각의 위로를 받으면서

지나온 세월이 그렇게 빨리 갔으니

미쳤다고 왜 가 너의 물음표가 되었다.

원망과 서러움은 나에게는 슬픔만 더 해주지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 포기를 배웠더라.

세상이 거기서 거기 늙음과 젊음은 그리는

대로 거기에 있으니 늙은 청춘이 있고

젊은 노인이 있듯이 사람들도 안 보이면

이 세상과 작별했으니 만남도 이별도

앞뒤가 다른 꽃 그림 한 장 시집온

청춘이 한 세월지고 시집가는 세월에 놓였어도

장미꽃 닮은 엄마의 이름은 남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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