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나의 글/나의 이야기

저무는 가을아!

우리들 이야기 2020. 11. 14. 08:59

 

저무는 가을아!

거리에 뒹구는 은행잎 사이로 고궁을 찾아가는데 나무꽃이라고 함성을 지르던 손자

봄에는 화초에서 꽃 피더니

가을이면 가지에 매달렸을 땐 노아란 나무꽃이 거리에 뒹굴 때면 가을이 완전히 가네

쓸쓸해지는 마음이 너와의 이별인가 허전해진다.

해마다 가을이 오가면서 만남과 이별이 연속되건만 한해가 지날수록 더 빨라지니?

내 가을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은행잎이 뒹군다.

붉게 차던 단풍이 노을과 놀더니 어느새 낮의 길이가 짧아지며 노을이 숨은 곳에

단풍은 우는지 찬 이슬과 함께 무서리가 땅을 적시는데 내 눈물인가?

마지막 고운 얼굴을 자랑하고 슬프게 떠나는 단풍잎아!

갈색 옷으로 거리에 뒹굴면 지저분하다고 부대에 담아 불 속으로 들어가겠지.

가을 잎 너나 나나 종착지가 불속인가? 너 에서 내가 보인다.

찬 바람을 막아주는 잎 떨군 가지들 가을은 가는 대로 새로운 갈색 옷으로 거리에

뒹굴어도 고운 네 얼굴 단풍잎만 기억할게.

먼지와 엉겨 뒹구는 거리의 너는 한데로 뭉쳐 저 귀퉁이에서 오들오들 떨겠지.

내 가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늦가을 겨울을 준비하며 세월에 떠밀려간다.

가을아! 떠나기 싫다고 밤새 울더니 아침이면 햇빛으로 들어오니 나도 다

잃어버리고 너를 따라가고 있어.

너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고 내가 안 보여도 그렇게 가을은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겠지.

너도 사람처럼 사연이 많아 기름지고 아름답게 피어도 낙엽으로 지고

어떤 나무는 비바람과 젖으면서 아파하며 낙엽으로 가듯 종착지는 한곳

사람들이 가을을 여기서 마시려나 잔뜩 모인 경복궁 주말

희경궁 연못에는 가을이 숨어 있어 넘어가는 햇빛과 또 하나 궁이

연못 안에서 품고 뜰에는 단풍 사이로 은행잎이 날리고 사연 많던 고궁이 가을의

나무꽃 사이로 청와대가 고궁을 감싸주니 가을아 너도 운치 있는 가을 잎 날려.

 

 

가을아 잘가!

웃음의 눈물 아픔의 눈물이 얼룩진 늦가을

단풍과 낙엽이 이별하면 쓸쓸하지만

색이 남은 가을 잎에서 나를 보았어.

낙엽이 첩첩이 쌓여있는 공원에 도랑을 건너려

이어진 다리 위를 걸어가는 사람들

할아버지와 손녀 100m 떨어진 할아버지는

청년 같았고 손녀는 빨강 버버리 질끈 맨머리에

동그란 눈을 가진 가꾸지 않은 자연 미인

이쁜 삔 머리띠에 가을꽃을 달고

낙엽 위를 걷는 공주에서 나도

저만할 때가 있었는데 나의 어린 시절이 보였어.

그때는 이쁜 옷 머리띠가 없었어도 가을 잎이

책갈피로 동심이 있었는데 언제 그 어린아이가

할머니가 되었지?

세월의 무상함에 모습은 이상해도 마음은 늙지 않나?

자꾸만 눈물이 고이는 것이 마음이 울고 있나봐!

한때에는 가을 마시는 여자 낭만이 머무를 줄 알았는데

고운 단풍은 잠시 낙엽 우는 쓸쓸함이 떠나가는

소리로 조용하면 뒹구는 소리까지 들려 온단다.

바빠지는 사람들 나만 가을 타는 줄 알았는데 다들 바빠지나봐.

철 따라 이별하면서 커가는 자연 만남과 이별은

그리움으로 가을이면 추억도 낙엽처럼 쌓여오나 .

오래전에 떠나가신 부모님은 볼 수 없으니

영원한 이별을 했지만 슬픔은 잠깐이었어

자식들 배움을 걱정하며 결혼이란 틈바구니에

끼었을 때가 좋은 시절이었는데 영상으로 날마다

볼 수 있으나 멀리 떨어지어 그리움만 남았다.

낮인데도 기온이 내려갔나 깊어가는 가을

이별의 준비도 안 했는데 내년에 다시 오마!

떠나려는 가을과 작별의 인사를

그래 가을아 잘가! 일 년만 작별하고 내년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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