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어 있다. 쉴새 없이 퍼붓는 비 덥다고 목말라 하던 여름 초목들도 하늘이 단단히 화난 듯 울어대니 나뭇잎이 축 늘어지고 젖은 이파리 뒤집혔으니 여름의 싱그러움 비바람 맞고 어디로 갔는지? 땅이 다 받을 수 없어 범람하나? 네 탓 내 탓 쌈하지 말고 괭이자루라도 들고 수해 복구하는 이가 일꾼이니 일하라고 아직도 화는 풀리지 않았는지 회색 구름이 비를 사납게 뿌려대면 창밖의 솔잎이 방울방울 빗물이 맺혀 따라 울고 있나? 아파 우는 땅 위에 깔려 젖은 풀잎 젖은 작은 숲 내 마음도 젖어 있다 202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