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믿음 온유 사랑>

2023/08/04 2

미안하다.

대한제국 시대를 넘어서는 전통 박석이 마당으로 남겨진 경복궁과 운연궁 오래전 단풍이 든 가을날 울툭불툭하여 마당으로 휠체가 지나기 어려웠는데 유머차가 돌아가는 궁 처마밑의 길로 돌아갔던 그날이 내가 있었고 다음 주말 역사가 숨쉬는 운연궁 지금의 덕수궁이라 부르는 그 돌담길 옆을 지나며 담벼락에 기대진 포장마차 맞은편에 시청 지하 주차 장에 파킹하고 휠체를 밀어주었던 막내아들. 서각정 계단에 앉아 그 아래 하늘로 펼쳐진 분수. 폭포가 아니 분수로 하늘을 그리며 지지않는 해에서 어둠이 내리면 별이 반짝이고 깊은 어둠을 몰아내며 동이 트듯이 아픔을 기쁨으로 다시 태어난 대한민국 밝을명에서 점하나를 더 넣은 것은 눈을 밝게 살자라는 뜻이고 섬나라 일본이 싫어서라는 선조들의 아픔이 오늘을 만들었기에 우리가 누리며..

흑수저

첫걸음 네발로 기다 두다리로 걷다가 세발로 지나면서 다시 네발로 기어다니듯 늙어지면 달달한 과자나 곱고 화려한 꽃무늬가 그려진 싸구려가 좋으니 아이들은 생각이 덜자라 기저귀를 차지만 늙은 이들은 세월을 싸워 왔기에 오줌이나오는 줄 모르니 기저귀를 차면 냄새가 고약하다 하였다. 나를 아는 이들이 세 발로 걷는이가 늘지만 일부이고 네 발로 걷는이는 나 밖에 없었다. 이기지 못하는 세월이라고 내 세월은 나이를 많이 먹더니 나를 데려갔으며 그 세월이 멈추면 나의 시간이 멈추겠지만 그래도 또 다른 세월은 돌아가고 때가 되면 철따라 꽃이 피고지겠지. 나의 흑수저 내가 사는 이집은 오래된 아파트 창밖에 심어논 소나무 길건너 작은 언덕에 푸르게 덮어버린 풀잎들. 소나무도 푸르고 풀잎들도 푸르러라. 푸르름이 짙어가는 이..